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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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허겁지겁 욱여넣고 먹뱉·먹토
전문가 “10대 청소년 식습관에 악영향…유튜버에게도 치명적”


먹토(먹고 토하기)·폭식 등 식이장애를 전시하는 콘텐츠가 유튜브 상에서 아무 여과 없이 10대 시청자에 노출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과거 무분별하게 공개됐던 극단적 선택, 자해 콘텐츠가 이젠 엄격히 규제되고 있듯이 식이장애 관련 콘텐츠도 규제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19일 유튜브에 ‘식이장애 브이로그’를 검색해보니 거식, 폭식, 먹토 등 식이장애를 가감 없이 보여주는 콘텐츠가 대거 검색됐다. 관련 영상들을 시청할 때 연령대를 묻는 등 그 어떤 제한도 없었다. 한 폭식 브이로그 유튜브 영상은 이날 기준 조회 수 108만 회, 1800개 이상의 댓글 수를 기록했다. 이 영상은 떡볶이, 치킨, 라면 빵 등 많은 양의 음식을 허겁지겁 먹는 자신의 입과 음식을 집중적으로 보여준다. 한 유튜버는 14일 동안 ‘폭식 후 먹토’ 브이로그를 12개 업로드 했다.

다이어트를 위해 폭식 후 먹토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유튜브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한 유튜버는 브이로그를 통해 “폭식 후 다 토하고 몸무게를 쟀는데 살이 빠지지 않아 불안하다”며 잘못된 식습관을 가감 없이 보여줬다. “다이어트의 한 방식으로 해당 식습관(폭식 후 먹토)을 이용한다. 나와 같은 식장(식이장애) 분들은 먹토 시작하고 자주 먹게 된 음식 있냐” 등 시청자에게 식이장애 관련 팁을 묻는 유튜버도 있었다.

전문가들은 식이장애를 전시하는 콘텐츠가 잘못된 식습관에 대한 경계심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식이장애 콘텐츠엔 “많이 먹는데도 말라서 부럽다” “정말 먹토 하면 살 안 찌냐” 등의 댓글을 흔히 볼 수 있다. 전덕인 한림대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폭식증이라는 부정적 행동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은 시청자뿐만 아니라 유튜버 본인에게도 혼란을 줄 수 있다” 며 “특히 ‘프로 아나(거식증 동경)’ 현상을 겪고 있는 10대 성장기 청소년들은 영상 내 식습관을 쉽게 따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돈을 벌기 위해 폭식증을 이용하는 일부 유튜버도 생길 수 있다”며 식이장애 악용 사례를 우려하기도 했다.

특히 폭식증 환자가 지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라 우려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신경성 폭식증으로 진료받은 인원은 2017년 2128명에서 2021년 2998명으로 40.9% 증가했다. 진료 인원을 성별·나이별로 분석한 결과 환자의 85.1%는 10~40대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튜브 방송 캡처
유튜브 방송 캡처


김은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과거엔 극단적 선택·자해와 관련한 유튜브 영상이 무분별하게 공개됐지만, 현재는 지속해서 모니터링되고 있다”며 “식이장애 콘텐츠도 영상 밑 경고 문구와 같은 최소한의 규제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권승현·조율 기자
권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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