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빵요정의 세상의 모든 디저트 - ‘보르고 한남’
자주 가지는 못하지만 이탈리안 음식을 먹는다면 늘 마음속에서 꼭 손꼽게 되는 곳이 있습니다. 이탈리아 본토에서 성장하고 요리를 만들며 한국과 싱가포르 등 아시아의 유명 호텔의 총괄 셰프로 이름을 떨치다가 따스한 분위기의 본인 레스토랑을 운영해 오고 있는 스테파노 디 살보(Stefano di Salvo) 셰프의 보르고 한남이 바로 그곳입니다. 인위적인 화려함이 아닌 다채로운 식재료와 작가들과의 컬래버레이션으로 만든 접시들, 애정을 깊이 쏟아 만드는 디저트들, 홈메이드 레몬 첼로들로 가득 찬 이곳은 진정한 먹쟁이, 멋쟁이들의 천국입니다.
행복한 미소를 짓게 하는 요리도 요리이지만, 스테파노 셰프의 사랑이 가득 담긴 디저트 트레이가 나타날 때면 모두가 어린아이처럼 해맑은 웃음을 짓게 됩니다. 정통 이탈리안 스타일을 담아 계절의 과일이 가지고 있는 단맛을 잘 살린 타르트나 초콜릿 봉봉 그리고 무엇보다 단순하지만 아름다운 맛을 자아내는 티라미수는 꼭 맛보아야 할 메뉴로 추천합니다.
이런 멋진 기술을 가진 셰프가 그가 성장했던 이탈리아의 도시 제노아를 그리워하며 만든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선보였습니다. 제노아라는 이름이 익숙하신 분들은 요리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임이 틀림없으실 거예요. 우리가 자주 먹는 바질 페스토에 들어가는 잣이 바로 이 제노아의 특산물이거든요. 밀라노에 파네토네가 있듯이 리구리아 지역의 가장 큰 항구도시 제노아에서는 크리스마스가 되면 판돌체(Pan dolce Genovese)를 만들어 먹는다고 합니다.
제노아의 달콤한 빵 정도로 설명하면 될까요? 포근한 파운드 케이크보다는 조금 경도가 있는 넓적한 반죽의 빵입니다. 고소한 잣과 견과류 그리고 말린 과일이 아주 듬뿍 들어 있습니다. 이 케이크를 받아 들자마자 저는 아주 향이 강렬한 높은 도수의 술을 떠올렸습니다. 살짝 이 빵의 겉면에 적셔 먹고 싶을 정도로 말이죠. 파네토네보다는 딱딱하고 슈톨렌보다는 포근한 촉감의 이 판돌체는 확실히 어른의 디저트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피자처럼 한 조각 칼로 듬성듬성 썰어 작은 위스키 잔에 황금빛 위스키를 약간 채워 크리스마스 캐럴을 들으며 하루의 마무리를 하는 그림이 그려집니다.

김혜준 푸드 콘텐츠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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