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르헨 축구대표팀 금의환향
“손잡고 포옹하고 키스 나누며
우리나라는 오늘 하나가 됐다”
거리·가로등·지붕에 까지 인파
8시간 행사 3시간만에 끝내고
선수들 결국 헬기로 코스 이동
승부차기 실축 프랑스 선수들에겐
SNS로 인종차별 폭언 퍼부어
2022 카타르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아르헨티나대표팀이 금의환향했다. 아르헨티나대표팀은 우승 기념 버스 퍼레이드를 펼쳤으며, 수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퍼레이드가 중단되고 헬리콥터가 출동했다. 반면 결승전에서 패한 프랑스대표팀은 인종차별의 표적이 됐다.
아르헨티나대표팀은 전용기에 몸을 싣고 카타르에서 고국으로 돌아온 뒤 현지시간으로 20일 오전 11시 45분(한국시간 20일 오후 11시 45분) 버스 퍼레이드를 시작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월드컵 우승을 기념해 이날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했다. 대표팀 훈련장에서 수도인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오벨리스크까지 약 32㎞가 퍼레이드 코스. 퍼레이드는 8시간 동안 진행될 예정이었다.
우승의 기쁨을 대표팀과 함께 누리기 위해 도로로 인파가 쏟아져나왔다. BBC는 현지 언론을 인용, 약 400만 명이 축제를 즐기기 위해 몰려나왔다고 전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인구(2020년 기준) 1510만 명의 26.5%나 된다. 거리로 나온 팬 마티아스 고메스는 “(카타르월드컵 우승은) 믿기지 않는, 인생 최고의 기쁨이다. 손에 손잡고, 포옹하고, 키스를 나누면서 우리는 오늘 하나가 됐다”고 말했다.

36년 만에 월드컵 정상에 오른 대표팀은 조국의 팬들과 함께하기 위해 지붕을 제거한 퍼레이드용 버스에 탑승했다. 도로엔 아르헨티나의 흰색과 하늘색 줄무늬 유니폼을 입은 팬들로 가득 찼다. 팬들은 가로등, 주택 지붕 등에 올라 노래를 부르면서 축제 분위기를 만끽했다. 아르헨티나가 낳은 축구영웅 리오넬 메시(파리 생제르맹)와 고 디에고 마라도나의 얼굴이 인쇄된 대형 현수막이 아르헨티나 국기와 함께 사방에서 펄럭였다.
이동 경로의 도로를 가득 메운 인파 때문에 대표팀 버스는 제자리 운행을 반복했다. 버스가 다리 밑을 지날 때 일부 팬들은 다리 위에서 버스로 뛰어내리기도 했다. 퍼레이드는 예정된 경로의 3분의 1을 조금 지나 3시간 만에 멈췄다. 가브리엘라 세루티 대통령 대변인은 “도로에 기쁨이 가득차 퍼레이드를 계속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대표팀은 헬리콥터에 옮겨탄 뒤 퍼레이드 예정 장소 위를 날았고, 훈련장으로 돌아갔다.
한편 카타르월드컵 결승 승부차기에서 골을 넣지 못한 프랑스 대표들을 향한 인종차별 폭언이 SNS에 쏟아지고 있다. 프랑스축구협회는 “대표팀 여러 명이 인종차별과 증오의 표적이 됐다”면서 “SNS에 그릇된 글을 올린 이들을 고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프랑스는 승부차기에서 2-4로 아르헨티나에 패했다. 승부차기에서 선방에 막힌 킹슬레 코망(바이에른 뮌헨)과 실축한 오렐리앵 추아메니(레알 마드리드), 연장 후반 득점기회를 살리지 못한 란달 콜로 무아니(프랑크푸르트), 그리고 카타르월드컵 득점왕 킬리안 음바페(파리 생제르맹)에게 인종차별 폭언이 빗발치고 있다. 스포츠 전문매체 ESPN에 따르면 프랑스의 이사벨 로마 성평등부 장관은 “음바페와 코망이 학대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음바페는 지난해에도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스위스와의 경기에서 승부차기를 실축한 뒤 인종차별에 시달렸었다.
이준호 선임기자 jh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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