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아프가니스탄 정권을 탈환한 탈레반이 20일 아프간 여성들의 대학 교육을 전면 금지했다. 미군 철수 이후 국제사회로부터 정부로 인정받기 위해 여성 인권을 존중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결국 1990년대 강경 노선으로 회귀하며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편 아프간 철군을 강행했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하원의 철군 과정 조사 예고에 이어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까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고 자인하며 정치적 부메랑을 맞게 됐다.
20일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 고등교육부 장관은 이날 각료회의 뒤 "앞으로 여성이 대학을 다니지 못하게 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공립과 사립 대학을 모두 포함한 무기한 금지령이다. 아프간 여성들은 이미 중등 교육을 금지당했기 때문에 사실상 여성을 중·고등교육에서 전면 배제한 조치다. 이제 막 1학년 2학기 수업을 마친 여학생 A(19)는 NYT에 "정말 충격적이다. 내 인생의 마지막 희망이 무너졌다"고 토로했다.
국제사회의 원조를 받고자 여성 인권 신장을 내걸었던 탈레반이 결국 과거 집권 당시 양태를 반복하는 것으로 보인다. 탈레반은 최근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를 엄격하게 적용하며 공개 처형을 일삼고, 사람들 앞에서 태형을 집행하는 등 잔혹한 얼굴을 여과 없이 드러내고 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즉각 "탈레반에 중대한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며 이번 조치를 비판했다.
하지만 미군의 전격 철수 때문에 탈레반의 정권 장악이 가능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바이든 대통령 역시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간선거에서 하원 과반을 차지한 공화당도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캠페인 개시에 맞춰 하원 주도로 아프간 철군 과정을 면밀히 조사할 예정이라고 WP는 전했다. 게다가 그가 중간선거 투표 독려 과정에서 JCPOA 협상이 "끝났다(dead)"고 자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외교 실책’ 논란이 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