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7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강의실에서 학생들이 현대중공업그룹과 서울대가 함께 개설한 ‘스마트 오션 모빌리티’ 대학원 융복합과정 수업을 듣고 있다.  김동훈 기자
지난달 17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강의실에서 학생들이 현대중공업그룹과 서울대가 함께 개설한 ‘스마트 오션 모빌리티’ 대학원 융복합과정 수업을 듣고 있다. 김동훈 기자


■ 산업경쟁력, 인재가 해법이다 - (10) 현대중공업그룹

조선해양공학 대학원 융합과정
‘스마트 오션 모빌리티’ 개설해
그룹경영진 특강·기술 공모 등
산학 밀착 인재 양성 프로 진행

불황에도 생산기술직 채용하고
연수생 모집해 무료 기술 교육


다양한 산학협력 연구가 진행될 경기 성남시 분당구 현대중공업그룹 글로벌 연구개발센터(GRC)의 조감도.   현대중공업그룹 제공
다양한 산학협력 연구가 진행될 경기 성남시 분당구 현대중공업그룹 글로벌 연구개발센터(GRC)의 조감도. 현대중공업그룹 제공


지난달 17일 오후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서울대 공대 34동 조선해양공학과 강의실. 17명의 학생이 인공지능(AI)·빅데이터 관련 수업에 몰두하며 수첩과 노트북에 연신 중요 내용을 적고 있었다. 다만 이날 강의실에는 조선해양공학과 분야 전공자들만 있는 게 아니었다. 이 수업은 조선해양 분야 미래 기술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현대중공업그룹과 서울대가 함께 개설한 ‘스마트 오션 모빌리티’ 대학원 융합과정으로 조선해양공학을 비롯해 에너지시스템공학, 건설환경공학, 재료공학 분야 전공생들이 참여하고 있었다.

이들은 이번 학기 동안 ‘조선소 생산계획을 위한 AI’ ‘고급 친환경 선박해양 공정시스템’ ‘친환경 및 디지털 선박 구조 기술’ 등 미래 조선산업 분야의 혁신기술과 아이디어를 연구할 예정이다. 서울대 스마트 오션 모빌리티 융합 전공 주임인 우종훈 교수는 “과거 조선산업이 선박을 설계하고 생산하는 데만 치중했다면 앞으로는 디지털·탈탄소·탈중앙화 등이 핵심이 될 것”이라며 “스마트 오션 모빌리티 융합전공은 스마트선박, 친환경선박, 스마트야드 등 우리나라 조선해양 산업을 이끌 핵심인재를 배출하는 산실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이 조선업의 미래를 이끌 인재 양성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디지털·친환경 전환 등 조선업의 경영환경과 패러다임이 급변하는 가운데 가장 중요한 미래 인재를 우선 확보해 기술 초격차를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고급인력을 키우기 위해 지난 9월 서울대와 손잡고 서울대 대학원 스마트 오션 모빌리티 과정을 개강했다. 이 과정은 서울대 유명 교수진의 세미나식 강의, 현대중공업그룹 경영층의 특강, 기술공모전 등 산학 밀착형 프로그램으로 운영돼 실무와 이론을 고루 익힐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과정을 이수하는 학생 전원에게는 등록금 상당의 장학금이 지급되며, 현대중공업그룹 입사 지원 시에는 가산점 등의 인센티브가 주어질 예정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서울대와 조선해양 분야 공동 연구·개발(R&D) 활동도 활발하게 진행한다. 한국조선해양 미래기술연구원과 서울대는 각 연구분야에 맞는 카운터파트 연구실을 선정해 중장기 전략과제를 수행하는 동시에 학생주도형 산학협력 과제를 발굴, 공동으로 수행해나갈 계획이다. 특히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현대중공업그룹 글로벌 연구개발센터(GRC)에서 각종 산학협력 연구를 진행하며 시너지를 낸다는 방침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6일 정기선 HD현대 사장이 직접 기획과 진행을 맡은 ‘현대중공업그룹 AI포럼’(HAIF)도 서울대와 함께 개최했다. 자율운항·AI 세션에서는 현대중공업그룹의 자율항해솔루션 상용화 현황과 향후 개발 계획 등을 공유했으며, 스마트야드·AI 세션에서는 현대중공업그룹이 2030년 완성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FOS(Future of Shipyard) 프로젝트의 현황과 계획, 지능형 스마트야드의 고도화 방안을 설명했다. 데이터·AI 세션에서는 현대중공업그룹과 디지털 전환 분야 협력을 이어가고 있는 빅데이터 선도 기업의 전문가가 연사로 나서 제조업 분야 디지털 혁신을 위한 AI 기술개발 로드맵에 대해 발표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조선업의 오랜 불황 속에서도 핵심 인재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꾸준히 채용문을 개방해 왔다. 특히 올해는 2014년 이후 최대 규모인 대졸 신입사원 800여 명을 채용했고, 내년에도 비슷한 수준의 채용 규모를 유지할 방침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그간 조선업 불황으로 큰 어려움을 겪어 왔음에도 국내 조선사 중 유일하게 2016년부터 매년 신입사원을 모집해 지난해까지 총 3000여 명을 채용했다.

이와 더불어 현대중공업그룹은 조선업 시황 회복에 맞춰 우수 기술인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은 각각 7년, 8년 만에 생산기술직 공개 채용을 진행했다. 지난해 3월에는 양사가 울산시와 ‘조선업 동반성장 및 일자리 확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현대중공업그룹의 기술연수생 선발에 나서기도 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조선 계열사 내 기술교육원 운영을 통해 조선 관련 기술 교육 과정을 무료로 진행하고 있으며, 선박 건조 물량 증가에 따라 연수생 모집을 확대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GRC를 기반으로 연구 인력들의 효율적인 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GRC는 전체면적 5만3000평, 지상 20층, 지하 5층 규모로 총 17개 사의 R&D 및 엔지니어링 인력 5000여 명이 근무하게 된다. GRC에는 공유 오피스, 회의실 등이 설치돼 있어 각 사의 협업이 용이하고 스마트워크 시스템 등도 도입돼 직원들이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이근홍 기자 lkh@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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