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했습니다 - 김문현(38)·박승현(여·32) 부부
남편을 만난 건 2019년 엄마 생일잔치를 위해 방문한 레스토랑에서였습니다. 남편은 그 레스토랑 셰프였어요. 당시에는 손님과 셰프로 면만 튼 상태였죠. 가까워진 건 그로부터 1년쯤 뒤예요. 바이올린 연주자인 제가 콘서트 가이드 영상을 만들었는데요. 남편이 그걸 우연히 보고 레스토랑 영상 제작에 참여해달라고 부탁했어요. 인연이 이어졌고 이후 제가 연주회에 남편을 초대했습니다. 자연스럽게 저녁 식사를 함께하고 각별한 사이로 발전하게 됐네요. 저희는 외모도 닮았지만, 가치관이나 생각이 비슷해요. 그러다 보니 상대방이 어떤 상황에 놓였을 때 어떻게 행동할지 예측할 수 있죠. 그렇게 소소한 것들을 서로 챙겨 주면서 더 좋은 감정이 생기더라고요.
레스토랑을 두 개 운영하면서 책임감과 압박감 속에서 살던 남편은 저를 만나 마음의 여유와 위안을 얻었다고 해요. 저는 남편과 함께 지내면서 어린 소년 같은 모습, 건강한 음식이 주는 삶의 행복을 알리고자 하는 순수한 모습을 보게 됐죠. 이렇게 선한 사람과 제2의 인생을 꾸려 나가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특히 저는 연애 전부터 극심한 다이어트로 음식에 대한 강박증과 거부감이 심했어요. 그런데 남편이 질 좋고 신선한 재료로 만든 음식을 맛보게 해주면서 달라졌어요. 이탈리아 음식이 건강한 음식이라는 것을 알게 됐고, 설날에도 떡국 대신 ‘뇨키’(이탈리아식 감자 수제비)를 해먹기도 했어요.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어느 크리스마스이브, 레스토랑에서 남편 일을 돕고 있을 때였어요. 그때 남편이 손님들 앞에서 갑자기 한쪽 무릎을 꿇더니 반지를 꺼내더라고요. 프러포즈 순간은 한 손님의 휴대전화에 영상으로 저장됐죠.
지난 5월 결혼한 저희 둘은 이탈리아 남부 작은 도시 아말피에서 신혼 여행을 즐겼어요. 그곳에서 사랑스러운 아기 천사가 찾아왔습니다. 내년에 태어날 아기에게도 우리가 나누었던 사랑을 전해주고, 사랑이 넘치는 가정을 만들고 싶습니다.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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