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남자의 클래식 - 이탈리아 작곡가 비탈리

슬플때 들으면 카타르시스
실제 작곡 진위 논란 지속


슬픈 노래를 들으면 더 슬퍼질까? 다수의 연구 논문에 따르면 우울할 때 슬픈 음악을 들음으로써 정서적 카타르시스와 함께 오히려 슬픔을 덜어낼 수 있다고 한다.

슬픈 음악을 듣는 동안 감상자는 자기 내면의 슬픔과 마주하는 시간을 갖게 되는데, 이 경험을 통해 슬픔을 받아들일 수 있는 심리적 용기를 얻게 되며 이내 슬픔을 조절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음악은 아름답다. 설령 고통이나 죽음에 대한 사색의 음악일지라도 음악의 이면엔 항상 아름다움이 깃들어있기 때문이다. 여기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음악’이란 별칭의 작품이 있다. 바흐보다 22년을 먼저 살았던 이탈리아 작곡가 비탈리의 바이올린 곡 ‘샤콘 G단조’이다.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태어난 토마소 안토니오 비탈리(1663∼1745)는 이탈리아 북부 모데나 궁정의 수석 바이올리니스트를 지내고 ‘볼로냐 아케데미아 필아르모니카’(Bologna Accademia Filarmonica)를 창설하기도 한 작곡가이다. 하지만 그가 직접 작곡했다고 여겨지는 기록이나 악보들은 겨우 몇 개의 실내악과 바이올린 소나타뿐 그에 대한 문헌들은 거의 남아있지 않다.

하지만 그가 세상을 떠난 지 122년 후인 1867년, 독일 라이프치히의 명 오케스트라인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Gewandhaus Orchestra)의 악장이었던 페르디난드 다비드(1810∼1873)가 비탈리의 ‘샤콘’을 출판하며 마침내 세상의 빛을 보게 된다. 바이올리니스트 다비드는 ‘샤콘’을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작품으로 편곡해 세상에 내놓았는데, 과연 이 작품이 정말 비탈리가 작곡한 것인지 아닌지에 대한 논란은 지금까지도 끊이지 않는다.

논란의 첫 번째 이유로는 음악적 스타일이 바로크 시대(1600∼1750)의 음악이라고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바흐와 헨델로 대변되는 시대의 음악치고는 음악이 지나치게 감성적, 낭만적, 구체적이라는 것이 이유이다. 두 번째로는 다비드가 이 작품을 ‘비탈리의 곡’이라고 밝힌 것 외엔 비탈리의 작품이라고 확증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남아있지 않다. 다비드가 활동할 당시에는 무명의 작곡가들이 곡을 발표할 때 종종 이미 세상을 떠난 작곡가의 이름으로 둔갑시키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는데, 이 작품 역시 다비드가 비탈리의 이름을 도용했는지 또 편곡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수정이 있었는지에 대해 의문이 생겼다.

하지만 2010년대에 들어서 비탈리와 동시대를 살았던 야코보 린더가 작성한 필사본에 ‘비탈리의 작품’이라고 명기한 것을 발견했고 지금은 비탈리의 작품이라는 사실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샤콘은 17∼18세기에 프랑스 남부와 스페인에서 유행했던 느린 템포의 4분의 3박자의 춤곡이자 바로크 시대의 기악 모음곡(Suite)에 쓰이던 음악 양식으로 비탈리의 ‘샤콘’과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파르티타 2번’이 가장 유명하다.

안우성 남자의 클래식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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