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한교총 명예회장 '성탄 에세이'

미국 몬태나주 빌링스에 체스터 장군을 기리는 전쟁기념관이 있다. 그는 인디언을 정복한 전설적인 장군이었다. 그런데 그 빌링스라는 곳에서 인디언들을 몰아내려다가 그들의 작전에 걸려들어 부대원과 함께 전멸당했다. 그때까지 백인들의 정책은 인디언을 다 죽이고 몰아내는 것이었으나, 이후부터 생각을 바꿨다. ‘아, 인디언을 죽이고 쫓아내는 것이 아니라 함께 평화롭게 지내야겠다.’ 체스터 장군의 전쟁기념관에는 이런 문구가 쓰여 있다. “화목이 힘이다.” 사랑과 평화의 구주가 오신 성탄절이 다가온다. 예수님은 평강의 왕으로 오셨다. 하나님과 우리와의 관계를 화목하게 해 주고 이웃과 이웃을 화목하게 만들어 주기 위하여 맨살의 아기 예수로 오셨다. 나는 성지 순례를 할 때마다 베들레헴에 있는 예수 탄생 기념교회를 찾는다. 예수님이 태어나신 곳은 지금도 깊은 지하실에 있는데 과거엔 동굴집이었다고 한다. 그런 낮고 천한 곳에서 예수님이 탄생하신 것이다.

나사렛에 있는 요셉의 집에도 가 본 적이 있다. 그곳 역시 동굴집이다. 예수님께서 그런 낮고 천한 곳에서 자란 것이다. 그런 삶을 사시다가 인류를 구원하기 위하여 십자가에서 죽으신 것이다. 그 죽음을 통해 하나님과 우리와의 화목을 이루고 이웃과 이웃의 화목의 길을 여신 것이다.(성경 에베소서 2장 16절) 나는 성탄절이 올 때마다 예수님의 비하의 탄생과 삶을 이야기하며 우리가 더 낮고 비우는 삶을 살자고 호소한다. 그리고 교회가 앞장서서 초갈등사회를 화목사회로 만들자고 강조한다. 그런데도 교회마저 이념으로 나누어지고 분열의 카르텔을 쌓으며 동질집단의 권력화를 이루기도 한다.

우리 사회만큼 평화가 절실한 나라가 있을까. 우리 민족만큼 화목이 절실한 국민이 있을까. 남과 북으로 대치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념, 계층, 지역, 세대가 나뉘어 얼마나 갈등하고 분열하고 있는가.

여야 정치도 대화와 협치는 실종되고, 극한의 대립과 갈등의 치킨게임만 하고 있지 않은가. 교회의 본질은 상처 입은 사회를 치유하고 회복하며 정상화하는 데 있다. 더 낮아지자. 더 비우며 섬기자. 더 가슴 저리는 마음으로 화목의 길을 열자. 대한민국의 힘은 화목에서 나온다. 성탄절을 맞아 우리 모두가 분열과 다툼을 멈추고 화목의 새길을 열자. 모두 한마음으로 얼어붙은 조국의 대지 위에 평화의 심포니를 울리자. 2000년 전 베들레헴의 말구유에 오신 아기 예수의 사랑과 용서, 십자가에서 죽으신 그분의 화해와 평화의 정신으로.

새에덴교회 목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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