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6조 깎여 오늘 본회의 처리

법인세 인하 폭은 1%P에 그쳐
경제쇄신 등 정책 차질 불가피
대통령실“힘의논리에 민생후퇴”
반도체 세액공제도 8%로 찔끔


여야는 23일 오후 국회 본회의를 열어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최초로 편성한 내년도 예산안 638조 원을 처리하기로 했다.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을 무려 3주나 넘겨 여야는 가까스로 예산안 처리에 합의했지만, 거대야당의 공세에 윤석열 정부의 핵심 국정 운영 가치가 상당 부분 훼손됐다는 평가가 여권에서 제기되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169석 거대 더불어민주당의 동의 없이는 예산안 하나 처리하지 못하고 항목 하나하나 일일이 민주당의 동의를 받아야 했다”며 “지역화폐(지역사랑상품권) 예산은 윤석열 정부의 정책 방향과 안 맞아 (정부안에는) 1원도 편성하지 않았지만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7050억 원을 요구해 어쩔 수 없이 절반인 3525억 원을 편성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준예산 사태 등 최악을 피하고 경제 회생을 위해 합의는 했지만 행정안전부의 경찰국·법무부의 인사정보관리단 예산 50% 삭감, 법인세 인하 폭 축소 등 합의 내용은 당초 원안과 달라 국정 운영에 일정 부분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토로했다. 전일 여야는 정부안인 639조 원에서 4조6000억 원을 감액하고, 3조5000억 원 정도를 증액한 예산안에 합의했다. 법인세는 당초 최고세율 25%의 3%포인트 인하에서 전 구간 1%포인트 인하로 조정됐다.

대통령실의 불만 섞인 기류는 역력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다수당의 힘의 논리에 민생 예산이 후퇴했다”고 말했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여소야대 정국의 예산국회를 거치면서 야당이 국정 운영에 대한 기본적인 협조조차 하지 않을 때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한계를 절감하고 있다”며 “결국 2024년 국회의원 총선거가 윤석열 정부의 중대한 정치적 기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본회의에는 반도체 설비투자에 대한 대기업 세액공제를 현행 6%에서 8%로 늘리는 내용 등을 포함한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 개정안도 상정된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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