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유엔빌리지 입구 도로에 GTX-C 은마아파트 관통 반대 현수막이 걸려 있다.   김호웅 기자
26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유엔빌리지 입구 도로에 GTX-C 은마아파트 관통 반대 현수막이 걸려 있다. 김호웅 기자


■ 가처분 결정 나흘만에 시위

기업회장 집 인근 도로변 오가며
확성기로 구호 틀고 현수막 걸어
주민불편 나몰라라… 신고도 무시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추진위원회가 법원의 시위금지 가처분 결정이 내려진 뒤에도 장소를 바꿔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자택 반경 100m 이내 확성기 사용 및 250m 이내 비방 현수막 설치 등이 금지되자, 260m 이상 떨어진 장소로 옮겨 다시 시위를 시작했다.

2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추진위는 법원 결정이 내려진 지 4일 만인 지난 13일부터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 노선의 지하 통과를 반대하는 차량 시위를 재개했다.

앞서 법원은 지난 9일 현대건설 등이 낸 시위 금지 및 현수막 설치 금지 가처분 신청을 대부분 인용했다. 추진위는 이후 현수막 문구를 변경하고, 정 회장 자택에서 260m 이상 떨어진 도로변에서 차량 시위를 시작했다. 추진위는 시위 차량 조수석에 확성기를 싣고 약 2.6㎞ 구간을 오가며 시위 구호를 트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로를 따라 현수막 20여 개도 새로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주민 신고로 한 차례 현수막이 철거된 뒤 다시 내걸어, 인근 상인들 사이에서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추진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대로변이기 때문에 주택가 소음 문제가 없을뿐더러 주변에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차량으로 평화시위를 하고 있다”며 “매일 1시간 시위하는데 스피커도 1대뿐이고, 교통체증을 일으키지 않으려고 20∼30대의 참여 차량도 7∼8대씩 나눠 움직인다”고 반박했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합동점검반은 추진위와 입주자대표회의 운영실태에 대한 행정조사를 최근 마무리, 이르면 다음 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국토부와 서울시는 추진위가 공동주택 회계상 별도로 관리해야 하는 장기수선충당금을 버스 대절과 시위 참가자 비용 지급 등에 임의로 사용했다는 의혹을 조사해왔다. 서울시 관계자는 “종합적인 측면에서 여러 위법 소지를 발견했다”며 “내용 전반을 확인하고 있어 구체적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추진위 관계자는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며 장기수선충당금은 관리사무소가 관리하는 공금”이라고 일축했다. 추진위는 “재건축 시공사 삼성물산과 GS건설로부터 140억 원의 자금을 차입하는데, 이 가운데 10억 원을 내년도 집회 비용으로 사용하는 안건은 최근 주민총회에서 95%(4424가구 중 3095가구 참여) 찬성으로 통과됐다”고 설명했다.

김성훈 · 곽선미 · 민정혜 기자
김성훈
곽선미
민정혜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