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동주택 “에어비앤비 악몽”
법 어기고 내국인에 대여해도
정확한 주소 몰라 단속 어려워
“여기가 호텔인가”… 불만 토로
“여기가 호텔도 아니고, 매번 다른 사람이 집에 들어와 있어요. 시끄럽다는 민원이 들어와도 해결할 길이 없습니다.”
크리스마스이브였던 지난 24일 밤 서울 강남구의 한 오피스텔에서는 ‘다른 세대원을 위해 뛰거나, 소리를 지르는 등 시끄럽게 하지 말아 달라’는 방송이 흘러나왔다. 이 아파트의 관리인은 “주말이나 크리스마스 같은 공휴일이면 특정 세대가 시끄럽다는 주민들의 민원이 종종 들어온다”며 “매번 다른 사람이 머무는 것을 보면 공유 숙박시설로 활용되는 것 같은데 조용히 해달라는 주의를 시켜도 그때뿐”이라며 난감하다고 했다.
공유 숙박 플랫폼 이용객들로부터 발생한 소음 등으로 인해 일부 오피스텔, 아파트 입주민들이 ‘크리스마스 악몽’을 겪었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경기 수원시의 한 아파트에 사는 이모(46) 씨는 이날 위층을 찾은 사람들이 만든 층간 소음으로 곤욕을 치렀다. 쿵쿵거리는 발소리와 시끄러운 음악 소리가 늦은 밤까지 이어져 통 잠을 잘 수 없었다는 것이다. 이 씨는 “관리실에 민원을 넣어도 소용이 없길래 참다못해 직접 올라갔는데, 젊은 친구들이 술판을 벌이고 있었다”며 “아파트 주민이냐고 물어보니 공유 숙박 플랫폼을 통해 방을 예약했고, 하루만 묵을 예정이라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오피스텔에서 숙박업을 하는 것은 위법이다. 아파트는 외국인 관광 도시민박업체 등록을 하지 않으면 투숙객을 받을 수 없다. 등록 이후에도 외국인 관광객만 이용할 수 있지만 암암리에 내국인을 대상으로도 영업하면서 입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공유 숙박 플랫폼을 통해 오피스텔과 아파트 등에서 불법 숙박이 횡행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단속은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공유 숙박 플랫폼 에어비앤비의 경우 예약 완료 이전 숙박 장소의 정확한 주소가 노출되지 않아 불법 영업을 펼치기 수월한 구조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 관계자도 “에어비앤비에는 주소가 나오지 않다 보니 영업 신고가 이뤄진 숙박업소인지 아닌지를 확인하기 까다롭다”고 말했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일반 단독주택의 경우 공유 숙박을 활성화해도 크게 문제 될 부분이 없지만, 오피스텔이나 아파트 등 공동주택 시설은 다르다”며 “법에 위반될 뿐 아니라 입주민들에게 직접적으로 큰 불편을 끼칠 수 있다는 점에서 엄격한 단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대영 기자 bigzer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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