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엔시티에너지, 1922년 건립 동양척식 대전점 매입·개조해 30일 ‘헤레디움’ 준공
일제 수탈 상징 예술가·시민 함께하는 공간 탈바꿈, 원도심 공동화 해소 기여도
부산· 목포지점은 공공 역사문화박물관 활용… 민간 문화공간 변신은 대전이 유일

대전 헤레디움 전경.
대전 헤레디움 전경.


대전=김창희 기자



일제 강점기 대전에 건립된 동양척식회사(동척) 대전지점 건물이 건립 100년 만에 민간 문화예술 공간으로 변신해 시민들에게 개방된다.

30일 대전 도시가스 기업인 시엔시티에너지에 따르면 이 회사 문화재단인 마음에너지재단은 대전 동구 인동 동척 대전지점(국가등록문화재 98호) 건물을 문화예술공간으로 리모델링해 이날 준공했다.

대표적인 식민지 경제 수탈 기관인 동양척식주식회사 건물은 대전, 부산, 목포 등 3곳에 남아 있다. 이 건물은 100년 전인 1922년 대전역 인근인 인동에 건립됐다. 1·2층 연면적이 820여㎡로, 당시 최신 건축사조인 신고전주의를 바탕으로 한 아르누보 양식이 반영된 건물이다. 부산·목포 지점은 현재 자치단체의 공공 역사문화관으로 활용되고 있는 가운데 민간 문화예술 공간으로 탈바꿈한 사례는 대전이 유일하다.

해당 건물은 광복 이후 체신청과 전신전화국으로 사용되다 1984년 신한철강이 매입했고, 이후 개인에게 팔려 건자재상·창고 등으로 쓰였다. 그러던 것을 씨엔씨티에너지가 2020년 매입해 지난 2년 간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했다.

재단 측은 이 공간을 라틴어로 ‘유산으로 물려받은 토지’라는 의미의 ‘헤레디움(HEREDIUM)’이라고 명명했다.

미술작품 전시를 위해 건물 내에 항온 항습, 방음 방수, 음향조명 등의 최첨단 시설을 갖췄다. 또 70명 정도의 관객을 수용할 수 있도록 공간을 확보하고 있어 실내악이나 단독, 소규모 연주회에도 활용할 수 있다. 원도심 지역의 아트홀 공간 부족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 도시가스 기업인 시엔시티에너지가 기업 메세나 운동을 통해 지역사회 공헌활동에 본격적으로 나섰다는 점도 호평을 받고 있다.

재단은 이날 준공 기념 공연으로 ‘더 뉴올드 오버추어 콘서트’를 개최해 유튜브로 실황 중계한다. 클래식 유튜브 채널 ‘렛츠 클레이’(https://youtube.com/@LetsClay1021)를 통해 이날 오후 6시부터 라이브 스트리밍 된다. 현악 6중주로 쇤베르크의 ‘정화된 밤’, ‘뉴올드앙상블’의 ‘비발디&피아졸라’ 등 의미 있는 곡들을 선사할 예정이다.

함선재 관장은 "일제 식민 수탈의 아픈 역사가 있는 장소를 문화예술공간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은 그 시대를 기억하고 미래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라고 확신한다"며 "헤레디움을 통해 아티스트와 시민들이 만나는 새로운 100년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김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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