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 6월 18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일반 알현 말미에 아이에게 입 맞추는 베네딕토 16세전 교황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 2008년 6월 18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일반 알현 말미에 아이에게 입 맞추는 베네딕토 16세전 교황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교황청, 전 교황의 ‘영적유언’ 공개
교황 즉위 1년 후인 2006년 작성돼
장례 절차나 유산 처리 언급은 없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전종한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이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에게 전하는 ‘영적 유언’이 1일 공개됐다. 그는 자신의 삶을 뒤돌아 보며 “내가 잘못한 모든 사람들에게 용서를 구한다”는 마음을 전했다.

이날 현지 언론에 따르면 교황청 공보실은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선종을 발표한 지 10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그의 영적 유언을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영적 유언은 그의 즉위 후 1년 뒤이자 79세 때인 지난 2006년 8월 29일 모국어인 독일어로 작성된 것으로, 2페이지 분량이다.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은 우선 “어떤 식으로든 내가 잘못한 모든 사람에게 온 마음을 다해 용서를 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인생의 늦은 시기에 내가 살아온 수십 년을 되돌아보면 감사해야 할 이유가 얼마나 많은지 알게 된다”고 돌이켰다.

그는 “먼저, 내게 생명을 주시고 혼란의 여러 순간을 헤쳐나갈 수 있도록 나를 인도해주신 하느님에게 감사드린다”며 “하느님은 내가 미끄러지기 시작할 때마다 항상 나를 일으켜주고 얼굴을 들어 다시 비춰주신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의 부모님을 향해서는 “어려운 시기에 내게 생명을 주셨고, 큰 희생을 치르면서도 사랑으로 멋진 집을 준비해줬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또 친구와 선생님, 제자들에게도 감사를 전했으며 자신이 태어난 고국 독일과 제2의 고향이 된 이탈리아와 로마에도 감사한다고 했다.

전 세계 모든 가톨릭 신자들을 아우르던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은 신자들을 향해서는 “믿음 안에 굳건히 서라”며 “자신을 혼란 빠뜨리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는 “예수 그리스도는 진정한 길이며, 진리이며, 생명이며, 교회는 모든 결점에도 불구하고 참으로 그분의 몸”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은 “나의 모든 죄와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주님께서 나를 영생의 거처로 받아주실 수 있도록 나를 위해 기도해달라”고 부탁했다.

전임자인 요한 바오로 2세와 달리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은 유언에서 장례 절차나 시신이 안치될 장소에 대해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다. 또 그의 재산과 소지품을 어떻게 처분할지에 대해서도 거론하지 않았다.

1927년 독일 바이에른주에서 태어난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본명은 요제프 라칭거로 1차 세계대전에서 패망했을 당시의 독일에서 성장했다. 2005년 4월 요한 바오로 2세에 이어 제265대 교황직에 오른 그는 8년 만인 2013년 2월 건강 문제로 스스로 교황직에서 물러난 뒤 그동안 ‘명예 교황’으로 지내왔다.

박준희 기자
박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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