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임산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지원활용부장
전 세계 재외동포 732만 명, 그 가운데 재미동포는 263만 명으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한다. 올해는 미주한인이민 120주년이다. 1903년 1월 13일 102명의 한인이 하와이 호놀룰루항에 첫발을 내디딘 이래 1905년 7월까지 7400여 명의 한인이 하와이에 도착했다. 이후 미국 본토로, 멕시코와 쿠바로 퍼져 나갔다. 이 때문에 하와이는 미주한인들의 원점인 셈이다.
하와이에서 100년 가까이 한국미술품을 통해 한국문화를 알린 곳이 호놀룰루미술관(사진)이다. 앤 라이스 쿡(Anne Rice Cooke·1852∼1934) 여사가 1927년 미술관을 개관했는데, 이때 ‘한국실’도 함께 열었다. 이는 현재 전 세계 23개국 68개 외국박물관(미술관)에 설치된 한국실과 비교해도 매우 이른 시기에 해당한다. 흥미로운 점은 당시 한국실에 ‘KOREA’라는 국호를 선명히 표기했다는 사실이다. 일제의 식민통치로 국권을 상실했지만, 한국만의 고유한 정체성과 독자적인 문화는 분명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강조했던 것이다. 당시 하와이 한인이민자들은 비록 ‘나라 잃은 백성’이었지만, 미술관을 찾아 고국을 떠올렸을 것이다.
현재 미술관의 소장품 5만여 점 가운데 한국미술품은 도자, 민속품 등 1000점가량이다. 그중 창립자 쿡 여사가 직접 수집한 도자기 80여 점은 호놀룰루미술관의 백미로 꼽힌다. 오늘날 국외소재문화재는 현지에서 어떻게 자리매김해야 할까? 100여 년 전 미술관 개관 당시 쿡 여사의 인사말은 여전히 유효하다. “다양한 국적과 인종의 우리 자녀들은 이제 자신의 문화유산을 보고 배움으로써 예술품 속에 담겨 있는 의미를 찾게 될 것입니다.… 인류 공통의 매개체인 미술을 통해 과거 역사를 바탕으로 새로운 문화가 뿌리내릴 수 있는 토대를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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