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부 요인 초청 신년인사회
시장 해치는 구조 개혁 집중
“어느 때보다 정부 역할 중요”
‘자유와 연대’‘법과 원칙’강조
이달 다보스포럼 참석 가능성
윤석열 대통령은 2일 신년인사회에서 올해 한국경제가 당면한 위기를 헤쳐나가기 위해 성장과 발전을 가로막는 각종 폐단을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민간 시장에 직접 개입하기보다는 노동·교육·연금 등 구조 개혁에 집중하면서 공정한 시장 질서를 유지하는 파수꾼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가 주요 인사들과 만나 미·중 간 기술 패권경쟁에 따른 ‘경제 안보’ 문제의 대두, 세계무역기구(WTO) 28년 체제의 약화와 각자도생 시대의 어려움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WTO 체제의 약화와 기술 패권 경쟁의 심화 그리고 지정학적 갈등으로 세계적으로 블록화가 심화돼 있고 그래서 정부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이 같은 시각은 세계화 시대에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떠오르면서 유지됐던 국제분업체계가 미·중 패권 경쟁 심화로 근본적인 변화에 처하면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경제·군사적 갈등이 커지는 상황과 맞물려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러한 때일수록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이 대통령의 생각”이라면서 “우리 경제의 성장과 발전을 가로막는 폐단을 없애고 정상화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3대 개혁의 최우선 과제로 노동 개혁을 꼽고 있다. 윤 대통령은 “노동·교육·연금 3대 개혁은 어렵고 힘들지만 우리가 반드시 나아가야 할 길”이라며 “위기는 도전의 의지와 혁신 역량을 통해 번영과 노력 있는 기회가 되었음을 우리는 세계사에서 많이 목격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신년사에서도 “노동시장을 유연하게 바꾸면서 노사 및 노노 관계의 공정성을 확립하고 근로 현장의 안전을 개선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발언에는 정규직을 과보호하는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노사 갈등과 노노 갈등을 유발하고, 결국 사회적 양극화로 이어진다는 문제의식이 깔려있다. 강력한 노조를 가진 정규직 직원들이 비정규직 몫을 빼앗아 경제 성장의 기반을 갉아먹고 있다는 게 여권의 중론이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노동시장 이중구조라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는 것이 노동개혁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경제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과감한 지원도 약속했다. 아울러 수출을 통한 경제 위기 돌파, 미래 산업 육성 의지를 재차 피력했다. 윤 대통령은 사상 최대 무역적자를 돌파하기 위해 모든 외교의 중심에 ‘경제’를 놓고, 직접 수출 전략을 진두지휘할 방침이다. 윤 대통령의 ‘보편적 가치의 연대’ 발언도 경제 위기 극복의 연장 선상으로 읽힌다. 윤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우리의 수출 전략은 과거와 달라져야 한다”며 “자유, 인권, 법치라는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나라들이 경제와 산업을 통해 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중 간 경제 패권 경쟁 속에서 전임정부의 ‘균형자’ 전략을 버리고 한·미 동맹 강화를 통해 활로를 모색하겠다는 뜻이다.
윤 대통령이 이를 위해 이번 달 다보스포럼이 열리는 스위스를 방문할 가능성도 있다. 다보스포럼은 매년 스위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 연차 총회를 이르는 말이다. 각국 지도자와 대기업 CEO들이 일주일간 정치와 경제 현안을 폭넓게 논의한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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