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정복 시장 “최적 입지” 호소하며 광폭 행보
“공항·경제자유구역 갖춰 경쟁력”
관련법 개정안 국회통과 앞두고
유럽 등 일부 한인사회 지지 얻어
동포청, 출입국·영사·세금 업무
설립땐 교류네트워크 등 활성화
성공한 교민들 투자창출 기대도
인천=지건태 기자 jus216@munhwa.com
올해는 대한민국 해외 이민 1세대가 인천을 떠나 미국 하와이에 정착한 지 120년이 되는 해다. 초기 이민 선조들의 후예가 된 재외동포만 현재 193개국 732만 명에 이른다. 식민지 조국의 불안한 정세와 빈곤으로 고국을 떠나 지금은 세계 곳곳에 뿌리를 내리고 비약적인 발전을 거뒀다. 통상적인 ‘민족’과 ‘동포’라는 관점에서 인식돼 오던 재외동포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과 관리를 통해 대한민국 국력 신장의 폭을 넓혀 나가야 하는 이유다. 또 증가하는 영구 귀한 동포들이 고국의 품에 안겨 새로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이제 그들의 모국인 우리 사회가 먼저 다각적인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 윤석열 정부가 외교부 외청으로 ‘재외동포청’을 설립하려는 취지도 이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재외동포청 설치와 관련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발의돼 현재 국회통과를 앞두고 있다. 인천시는 관련 법안이 발의되기 전부터 신설 재외동포청 유치에 적극적이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지난해 9월과 12월 행정안전부와 외교부 장관을 연이어 만나 재외동포청 유치 의사를 전달했다. 최근까지는 유럽 25개국 한인 사회와 하와이 13개 교포 단체의 지지를 끌어냈다. 인천은 대한민국 근대 이민사의 출발지란 상징성과 함께 1883년 개항 후 명실상부한 국제도시로 변모하고 있어 신설 재외동포청의 최적지로 꼽힌다.
◇이민 1세가 마지막 본 고국의 땅 인천 = 유 시장은 지난달 20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시에서 열린 ‘인천의 날’ 기념행사에 참석했다. 이날은 1902년 12월 22일 우리 국민 121명이 인천 제물포항을 출발해 이듬해 1월 13일 이곳 호놀룰루항에 도착한 것을 기념하기 위한 날이다. 그는 이날 모인 교포에게 선조들이 마지막 본 고국의 땅 인천에 재외동포청을 반드시 유치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당시 재외동포청의 인천 설치를 지지하는 선언문을 낭독한 박재원 민주평통 하와이협의회장은 “오랜만에 고국을 방문하면 늘 일정이 촉박한데, 재외동포청이 인천에 설치되면 동선과 시간을 아낄 수 있어 많은 교포들이 선호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앞서 인천시는 지난해 10월 세계한인회장대회와 코리안페스티벌, 하와이 이민 120년 기념 문화예술행사 등을 통해 교민과 모국 간 유대를 강화하는 계기를 조성했다. 이와 함께 한국이민사박물관은 그해 11월 전 세계로 뻗어 나간 한인들의 이민역사를 조명하는 사진·영상 특별전 ‘그날의 물결, 제물포로 돌아오다’를 열었다. 전 세계 한인 이민자의 과거, 현재, 미래를 총망라하는 700여 점 작품을 5부로 구성해 야외 및 특별전시장에서 전시했으며, 차세대 재외동포 삶의 역사와 고국에 대한 그리움을 주제로 한 ‘차세대 재외동포 토크 콘서트’도 개최했다. 재외동포의 뿌리와 긍지를 보여줄 수 있는 도시를 강조하기 위함이다.
앞으로 신설될 재외동포청은 국외교포에게 필요한 출입국·영사·세금 등의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지금은 관련 업무가 각각 출입국사무소·외교부·국세청 등에 산재해 있어 여러 부처를 오가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인천시는 재외동포청이 설치되면 국외교포·단체 교류 협력, 네트워크 활성화 및 차세대 동포교육, 문화홍보사업뿐 아니라, 관계 부처 협업을 통해 영사와 법무, 병무 등 원스톱 민원서비스가 제공될 것으로 기대했다.
◇경제인구 1000만의 초일류도시 = 인천시는 재외동포청과 연계한 지원시책 발굴로 300만 인천시민을 넘어 730만 재외동포까지 포용하는 경제인구 1000만 도시로의 도약을 꿈꾼다. 전 세계 민간외교관이자 경제사절로 활약하는 재외동포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그들을 지원하는 거점 도시가 되겠다는 구상이다.
인천은 대한민국 관문인 인천국제공항과 연계된 경제자유구역 3곳(송도·청라·영종)과 재외동포 전용거주단지(아메리칸타운·유러피안타운·한상드림아일랜드), 해외 5개 명문대가 입주한 인천글로벌캠퍼스 등 재외동포를 위한 최고의 경제·정주여건을 갖췄다. 시는 이들 시설을 기반으로 해외에서 성공한 재외동포의 모국에 대한 투자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재외동포청 신설로 1997년 이후 더디게 진행되는 ‘재외동포기본법’의 제정도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재외동포기본법이 동포사회의 복잡한 법적 지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마리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이진영 인하대 국제관계연구소장은 “재외동포기본법이 제정되면 재외동포청의 안정적인 운영과 함께 동포들을 위한 정책의 기본적인 계획을 수립·시행·평가하는 법적 틀을 갖출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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