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했습니다 - 정기훈(32), 김민정(여·28) 부부

저(민정)와 남편은 2018년 직장 선후배 사이로 처음 알게 됐습니다. 당시 사회 초년생이었던 저는 모든 게 낯설고 새로워 가끔 실수하는 날도 있었어요. 그럴 때마다 남편은 말없이 다가와 요구르트를 하나씩 손에 쥐여주곤 했습니다. 그러던 중 남편이 미국으로 공부하러 떠나게 됐는데, 넌지시 “내가 만약에 미국에서 자리를 잡으면 너도 올 생각이 있어?”라고 묻더라고요. 서로 마음을 확인했던 순간 같았어요. 남편이 떠나고 혼자가 된 저는 ‘이런 사람 만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했고, 다행히 남편은 두 달 만에 저를 보러 한국에 왔습니다. 목걸이를 주며 사귀자고 했죠. 알고 보니 떠나기 전부터 준비했던 건데, 한참을 망설였던 거였어요. 그렇게 저희는 그날부터 사귀게 됐고, 양은냄비처럼 불타다 금방 식는 사랑이 아닌 뚝배기처럼 은은하게 깊어지는 사랑을 하게 됐습니다. 그때 받은 목걸이는 아직도 제 목에 걸려 있습니다.

만난 지 1000일째 되던 날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소중한 사람들만 초대해 허례허식 없이, 진심으로 결혼 서약을 하는 예식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시골의 한 작은 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꽃장식부터 영상, 식순 팸플릿, 포토 테이블 등을 모두 직접 준비해야 하는 수고로움이 있었지만, 그 과정 하나하나가 소중하게 느껴져 뜻깊었습니다. 웨딩드레스는 이동하기 편안한 5만 원짜리 원피스로 골랐습니다. 결혼식을 직접 준비하며 앞으로 살아가면서 어떤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신랑과 힘을 합치면 다 해낼 수 있다는 걸 다시금 느낄 수 있었어요.

둘이 부부가 되어 함께 사니 매일매일 여행 온 것 같은 기분입니다. 남편의 코골이 때문에 잠을 제대로 못 자기도 했지만, 이젠 코골이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완벽히 적응했습니다. 앞으로도 저와 함께 같은 것을 보고 같은 길을 발맞춰 걸어갈 남편에게 함께해줘서 고맙다고, 예쁜 가정 잘 꾸려가자고 전하고 싶어요.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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