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조 불법 천막 실태
천막에 인도 절반으로 줄어
뒷길로 돌아다니기 등 불편
호텔 거리 점령에 민원 쇄도
외국인 손님들 “무슨일이냐”
“천막이 인도 절반을 잡아먹어 시민들이 다니는 게 여간 불편한 게 아닙니다.”
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정문 앞 120m가량 인도 위에는 농성 천막, 텐트가 일렬로 줄줄이 늘어서 있었다. 국회의사당역 6번 출구 앞 전국금속노동조합의 천막 2개와 텐트 1개를 시작으로, 국회 2문 앞에는 민주노총 노동법 2·3조 개정 운동본부의 대형 텐트가 자리하고 있다. 이 같은 천막, 텐트가 국회 앞 인도에 난립하고 있어 10m 이상 넉넉한 폭의 인도가 절반으로 줄어든 모습이었다. 천막 뒤 폴리스라인으로 정리된 통로 역시 폭이 2m가 채 되지 않았다.
천막과 텐트는 농성과 관계없이 물품보관소로 쓰이는 경우가 많았다. 민주노총이 친 32㎡(9.68평)가량 크기의 한 대형 텐트도 창고로 쓰이고 있었다. 민주노총 노동법 개정운동본부의 한 조합원은 “원래 단식농성을 하던 곳인데 지금은 위치가 외지고 추워서 물품 보관하는 창고로 쓰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 천막과 텐트 역시 시위용품 보관 용도로 사용되고 있었다.
바로 옆 국방부지부, 금속노조 한국와이퍼투쟁본부 단식농성단 천막은 출입구가 봉쇄된 채 방치된 상태였다. 1m 안팎 간격으로 공공연대노동조합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대한간호조무사협회, 사단법인 코로나19백신피해자가족협의회 등이 설치한 천막도 봉쇄돼있거나, 시위용품 보관 용도로 쓰였다.
설치 주체조차 파악되지 않는 한 천막은 쪽문에 자물쇠가 굳게 잠겨있는 등 장시간 사용 흔적이 보이지 않았다. 3일 오후와 4일 오전 확인한 결과, 15개 중 1곳만이 조합원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등 실사용되는 텐트는 거의 없었다. 국회 앞 천막, 텐트 15곳 중 8곳이 민주노총 산하 노조 단체인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 중구 세종호텔 앞에도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세종호텔지부 천막이 2021년 11월 말부터 1년 넘게 방치돼있다. 이 천막은 2019년 5월 설치됐다가 코로나19 확산 시기에 중구청이 한 차례 철거했으나, 2년 전 다시 설치됐다. 32㎡(9.68평)가량 크기의 대형 천막은 인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세종호텔 관계자는 “한 달에 50건 정도 민원이 들어온다”며 “외국인 손님도 무슨 일인지 물어보는 등 호텔 이미지 손해가 엄청나다”고 말했다.
무분별하게 인도를 점령한 텐트는 보행에 큰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전날 오전 11시 노동법2·3조 개정운동본부 2600배 행사가 있자 인도가 완전히 마비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구청에도 통행 불편 등의 민원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 계고장(행정상 의무 이행을 재촉하는 문서)이 5차례 부착됐는데, 노조 측은 이를 무시하고 떼어내고 있다. 중구청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계고장의 효력은 크지 않고, 행정대집행도 어렵다”며 “스스로 자진철거하는 방향으로 유도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보름·전수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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