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상담소
▶▶ 독자 고민
취업준비생인데, 아주 오래전부터 소음에 너무 예민해요. 층간소음에 잠을 깨는 문제 정도가 아니라, 도서관이나 카페에서 공부를 해도 연필 사각거리는 소리, 키보드 타자 소리, 남들이 움직이는 소리에 예민합니다.
가족들하고 식사할 때 아버지의 씹는 소리가 거슬렸는데 요즘은 특히 심해져서 같이 밥을 먹기가 힘들어질 정도예요.
도시에 살면서 소음이 참으로 많은데, 조그만 소리에도 신경이 예민해지고, 거기에 신경을 쓰다 보니 제가 원래 하려던 일도 잘 못 한다는 점이 너무 속상합니다.
자격증이나 영어공부 등 할 일이 많은 상황에서 이런 청각과민이 방해가 되는데,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청각과민은 불안·짜증 불러…심하면 치료 받아보세요
▶▶ 솔루션
시각은 눈을 감으면 완전히 차단할 수 있지만, 청각은 귀를 막더라도 완전히 차단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소음 때문에 겪는 괴로움은 상당합니다. 이를테면 환각 중에서도 환청이 80% 이상으로 가장 흔할 정도이니, 청각은 다른 감각에 비해 심리적 스트레스에 예민하며 감정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증상만으로 질환을 진단할 수는 없지만, 청각과민 증상은 불안장애에서 가장 흔하게 나타납니다. 불안장애의 경우 자율신경계 중에 교감신경이 항진되므로, 상황에 필요한 것 이상으로 각성이 되는 경험을 자주 하게 됩니다.
과각성 상태에서는 진짜 각성하고 집중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불특정한 자극에 각성이 되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소리에 예민해져서 공부나 할 일을 제대로 못 하게 되면 어떨까요? 하루 동안 뭐 했나 이런 생각을 하면서 자책감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불안과 죄책감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 치료가 필요합니다.
음식을 씹는 소리 등 특정 소리가 반복될 경우 고통이 심해지는 ‘미소포니아(misophonia)’의 경우라면 여러 가지 소리보다는 대부분 한두 가지 소리에만 예민한데요. 어릴 적부터 오랫동안 앓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존에 미소포니아가 있더라도 취업준비라는 스트레스 상황에 의해 악화하기도 합니다. 알레르기와 마찬가지로 회피요법이 좋다고 하지만, 짜증을 유발하는 소리를 피할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백색소음 또는 자율신경계 균형을 조절하는 치료가 도움될 수 있습니다.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의 경우에도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이나 소음 때문에 주의가 산만해지는 증상을 자주 호소합니다.
하주원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홍보이사·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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