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지역구서 복수 당선자 뽑는 중대선거구제에
“돈 많은 사람들, 조직 센 사람들에게 유리” 반론



문재인 정부 시절 통일부 장관을 지낸 ‘86세대’ 대표주자 이인영(사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언론 인터뷰에서 언급한 중대선거구제 개편에 대해 “일본 자민당을 꿈꾸고 있는가”라고 4일 비판했다.

이 의원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서 올린 글에서 “대통령이 중대선거구제를 꺼냈다. 불순하고 의심스럽습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 의원은 “다당제는 들러리일 뿐”이라며 “속내는 일본 자민당이 되겠다는 심산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 의원은 “중대선거구제야말로 오히려 정치신인에게 불리하다”며 “여야, 진보 보수를 막론하고 기득권자, 유명한 사람들에게 유리하다. 돈 많은 사람들과 조직이 센 사람들에게 유리하다”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일 조선일보 신년 인터뷰에서 “중대선거구제를 통해서 대표성이 좀 더 강화되는 방안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선일보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윤 대통령은 “선거제는 다양한 국민의 이해를 잘 대변할 수 있는 시스템이 돼야 하는데 소선거구제는 전부 아니면 전무로 가다 보니 진영이 양극화되고 갈등이 깊어졌다”며 “지역 특성에 따라 2명, 3명, 4명을 선출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TV 토론에서도 “중대선거구제를 오랫동안, 정치하기 전부터도 선호해 왔다”고 언급했다.

현행 소선거구제는 한 지역구에서 최다 득표자 1명의 후보만 당선되는 방식다. 2위 등 나머지 후보는 얼마나 많은 표를 얻었는지와 관계없이 낙선하고, 이들이 받은 표는 사표(死票)가 된다.

만약 선거제도가 중대선거구제로 개편되면, 현행 지역구를 통합·조정해 각 선거구 소속 유권자 규모를 늘린 뒤, 한 지역구에서 2명 이상의 국회의원을 선출하게 된다. 2, 3위 후보를 지지한 유권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인사도 국회에 진출할 수 있고, 특정 정당의 지역 독식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의원은 이날 “최선은 소선구제를 유지하고 350~400석으로 전체 의석을 늘리는 것”이라며 “늘리는 의석은 주로 비례의석으로 둬야 한다. 석패율, 권역별 비례제 등을 늘어난 의석으로 운용해 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반론을 제시했다. 이 의원은 또 석패율제로 비례대표를 운용하는 방안, 대선거구제 등도 거론하며 “분명한 것은 중대선거구제가 제일 나쁘다. 차라리 대선거구제만도 못하다”고 일축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박준희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