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일부터 인선절차 착수

金, 진보재판관 지명 가능성 커
7월 퇴임하는 대법관도 추천권
헌재·대법원 6명 교체 앞두고
‘尹 사법부 다양화’와 충돌할 듯


김명수 대법원장이 올해 9월 퇴임 전 대법원장 몫으로 부여된 마지막 헌법재판관 인사권을 단행한다. 법원 내에선 보수 정권으로 정권 교체 이후 김 대법원장이 이미 구축된 사법부 ‘진보 벨트’를 강화하기 위해 측근 인사를 지명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 경우 진보 일색의 사법부 구성을 다양화하려는 윤석열 정부 방침과 정면충돌할 수 있어 사법부 내 파열음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5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김 대법원장은 6일부터 이선애·이석태 재판관 후임자에 대한 지명 절차에 들어간다. 헌법재판관은 대통령, 국회, 대법원장이 각각 3명씩 임명·선출·지명할 권한이 있다. 오는 3월 28일 퇴임하는 이선애 재판관은 2017년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4월 16일 정년(70살) 퇴임하는 이석태 재판관은 2018년 김명수 대법원장이 지명했다. 법원 관계자는 “이번 후임자의 경우 대법원장 지명이 곧 임명과 직결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법원 안팎에선 김 대법원장이 진보 성향의 인사를 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대법원장은 임기 동안 2명의 재판관을 지명했는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회장 출신의 이석태 재판관과 진보 성향의 이은애 재판관이다. 윤 정부가 진보로 기운 사법부를 중도 보수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퇴임 전 헌재 내 ‘진보 벨트’를 유지하겠다는 판단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진보 성향의 법원 내 연구 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와 우리법연구회 출신인 유남석 헌재 소장과 이미선·문형배·김기영·이은애 재판관에 이어 2명의 진보 재판관을 추가 지명하면 9명으로 구성된 헌재 내 위헌 정족수(6명)를 넘겨 진보 다수 우위를 유지하게 된다. 윤 대통령이 오는 11월 퇴임하는 유 소장을 중도·보수 인사로 교체하더라도 다음 재판관 퇴임이 예정된 내년 이후에야 헌재 내 정치 지형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헌재는 문재인 정부에서 진보 우위를 바탕으로 2019년 낙태죄의 헌법 불합치 결정 및 2020년 교사의 정치단체 결성·가입 금지에 대한 위헌 결정 등을 했다. 윤 정부에선 국가보안법상 이적행위·이적표현물 처벌 조항 폐지 및 사형제 폐지 등 헌법소원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권한쟁의심판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현안들이 계류돼 있다. 대법관 출신의 원로 인사는 “퇴임하는 대법원장이 자기 색채가 강한 헌재 재판관을 임명하게 되면 여론의 반발이 엄청날 것”이라며 “정부 기조를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김 대법원장은 오는 7월 퇴임하는 박정화·조재연 대법관에 대해서도 윤 대통령에게 추천권을 행사할 수 있다. 다만 대통령의 임명 동의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독단적 추천권을 행사할 가능성은 적다. 김현 변호사는 “대법원장이 원하는 인사와 여론, 정부의 방침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김규태·김무연 기자
김무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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