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터키) 대통령이 5일 수도 앙카라에서 열린 집권 여당 정의개발당(AKP)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튀르키예(터키) 헌법재판소가 5일 친(親)쿠르드 성향 정당인 인민민주당(HDP)에 대한 정부 지원금을 동결하라고 명령했다. 오는 6월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사법 기관을 앞세워 정적 죽이기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AP통신은 이날 "튀르키예 헌재가 HDP에 대한 정당 해산 심판 사건을 심리하는 과정에서 정부 재정지원금을 일시적으로 동결하라고 판결했다"고 전했다. HDP는 600명 정원인 튀르키예 의회에서 55석을 차지하는 원내 제3당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끄는 여당 정의개발당(AKP)은 계속 "HDP가 쿠르드족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무장 조직 쿠르드노동자당(PKK)과 연계돼있다"고 주장해왔다. 튀르키예 검찰은 AKP 의견을 받아들여 HDP 해산 심판을 청구했고, 현재 헌재가 심리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튀르키예 정부가 의석수를 고려해 HDP에 지원해야 하는 예산은 5억3900만 튀르키예리라(약 369억 원)에 이른다. 검찰은 "국가 안보에 위해가 될 정당에 이런 막대한 지원금이 투입되는 일은 막아야 한다"며 헌재에 동결 신청을 했다.
야권은 반발했다. 특히 에르도안 대통령이 올해 대선을 앞두고 경쟁자를 모두 제압하려는 시도라는 비판이 주를 이룬다. 에브루 구나이 HDP 대변인은 "에르도안 대통령의 정치 캠페인에 사법부가 도구로 쓰였다"며 "우리는 소수 민족 권리를 지키기 위해 합법적인 활동을 해왔다. PKK와 연계돼 있다는 주장은 잘못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