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전문가들 “북한 체제 공고해
유고시 쿠데타 가능성은 크지 않아”
워싱턴=김남석 특파원 namdol@munhwa.com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를 연이어 대외 행보에 등장시키고 있지만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은 현시점에서 김 위원장이 갑자기 사망할 경우 동생 김여정(사진) 노동당 부부장이 후계자가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또 북한 체제가 공고한 만큼 김 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유고 상황에도 쿠데타가 발생하거나 정권이 붕괴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수미 테리 우드로윌슨센터 아시아프로그램 국장은 5일(현지시간)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주최 웨비나에서 “김정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도 혼란과 체제 붕괴가 있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그런 경우 김여정으로 권력이 이양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는 “김여정은 최소 2014년부터 실권을 행사해 온 (김 위원장의) 동생이자 2인자로 2020년부터는 주요 인사 문제, 정책 결정에 관여하고 있다”며 “김정은에게 무슨 일이 발생하면 논리적으로 볼 때 김여정이 후계자가 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설명했다. 테리 국장은 또 “김정은의 자녀가 성인이 되려면 2030년은 돼야 할 것”이라며 “만약 김정은이 몇 년 뒤 죽는다면 세 자녀 중 한 명이 후계자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도 “북한에는 반대파나 반대진영 지도자가 있는 게 아니다. 김정은이 급사해도 질서 있는 방식으로 승계가 이뤄질 것”이라며 “김여정은 1순위일 수 있으며 김정은이 죽어도 정책 변화 신호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김 위원장 대외활동에 계속 등장한 김주애에 대해 “핵 단추에 손을 뻗어 누르기 위해서는 전화번호부 책이 필요할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현재 승계 1순위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존 델러리 연세대 교수는 “김정은이 장남이 아니라 가장 능력 있는 아들로 평가돼 후계자가 된 것처럼 만약 그(김주애)가 가장 능력 있는 자녀라는 것을 증명하면 그가 적어도 후계 경쟁자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웨비나에 함께 참석한 수 김 랜드연구소 정책분석관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더 집중해야 하는데 예기치 않게 등장한 10대 소녀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김주애 등장이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논점을 흐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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