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언론인 3명과 수억 돈거래
검찰, 돈 오고 간 경위 등 캐물어
275억외 추가 은닉자금 수사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 화천대유의 대주주인 김만배(사진) 씨가 지난달 14일 극단적 선택을 한 지 23일 만인 6일 검찰에 출석했다. 검찰은 김 씨를 상대로 은닉한 대장동 범죄수익에 대한 구체적 행방과 함께 2019∼2021년 주요 일간지 언론인들과 수억 원대 돈거래를 한 경위에 대해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 강백신)는 이날 김 씨를 소환해 조사했다. 지난달 14일 경기 수원시 도로에 주차한 자신의 차량 안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지 23일 만으로 이날 그의 목엔 새끼손가락 크기의 자해 흔적이 여전히 남아 있었다. 김 씨는 건강이 괜찮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고개만 끄덕이고, 다른 질문엔 답하지 않은 채 조사실로 들어갔다. 이날 수사팀은 김 씨를 상대로 대장동 재산 은닉과 자금 행방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은 지난 2일 김 씨 측근인 화천대유 공동대표 이한성 씨와 사내이사 최우향 씨를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하면서 이들이 김 씨와 함께 2021년 10월∼지난해 11월 대장동 범죄수익 275억 원을 은닉했다고 판단했다. 수사팀은 275억 원 외에도 추가로 김 씨가 은닉한 범죄수익이 더 있을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는 만큼, 은닉 자금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반부패수사1부(부장 엄희준)도 김 씨가 중견 언론인들과 수억 원의 자금 거래를 한 사실을 파악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수사팀은 김 씨가 2019∼2020년쯤 아파트 분양금 등이 필요하다는 한겨레신문 간부 A 씨에게 6억 원을 전달했다고 보고 있다. 2020년 한국일보 간부 B 씨에겐 1억 원을, 2019년 중앙일보 간부 C 씨에겐 9000만 원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B 씨는 “2020년 차용증을 쓰고 이사 자금 1억 원을 빌렸고, 그동안 이자를 정상 지급했다”고 해명했다. A 씨와 C 씨는 본지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 C 씨는 다른 언론에 “김 씨에게 2018년 8000만 원을 빌려주고 7∼8개월 뒤 이자를 포함해 9000만 원을 돌려받았다”고 말했다. 정영학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2020년 7월 29일자 녹취록에 따르면 김 씨는 “걔네들(기자들)은 현찰이 필요해. 내가 지금 하고 있어”라며 “걔네들한테 카톡으로 차용증을 받아. 2억씩 주고. 분양받아준 것도 있어. 아파트”라고 말했다.

염유섭·조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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