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카르텔 저항에 900명 동원 9일 북미 3국 정상회담 앞두고 멕시코발 '펜타닐 단속' 의지 풀이
멕시코 역사상 최대 마약왕 ‘엘 차포’의 아들이 5일 전격 체포됐다. 멕시코 국가방위대를 비롯해 군까지 참여한 대대적인 작전으로, 카르텔이 총격을 가하며 극렬하게 저항했지만 정부가 추가 지원병력을 동원하며 결국 붙잡혔다. 오는 9일 북미 3국 정상회의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발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 유입을 주요하게 다룰 예정인 만큼 멕시코 당국이 미리 마약 단속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워싱턴포스트(WP), CNN 등에 따르면 이른바 ‘엘 차포’로 불리는 호아킨 아르치발도 구스만 로에라의 아들 오비디오 구스만(사진)은 이날 오전 새벽 4시쯤 북부 시날로아주 쿨리아칸 외곽 헤수스 마리아에서 붙잡혔다. 오비디오 구스만은 엘 차포가 이끌던 시날로아 카르텔의 실권자다. 시날로아 카르텔은 마약 및 무기 밀매, 뇌물, 살인 등 다양한 범죄를 저지르기로 악명이 높다. 그런 만큼 이번 국가방위대와 군의 체포 작전에서도 무자비하게 총격을 퍼부으며 저항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타는 차량으로 도로를 막아 진입을 저지하는 한편, 경찰 헬기 및 여객기를 향해 총을 쏘기도 했다. 체포 이후에도 총격전이 계속되며 마을 전체가 쑥대밭이 됐을 정도다. 하지만 당국이 경찰, 군, 방위대 약 900명을 동원하며 결국 작전에 성공했다.
이번 작전은 오는 9일 미국·캐나다·멕시코 북미 3국 정상회의를 앞두고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 달래기’ 차원에서 실시한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정상회의에서 중국을 제치고 자국 최대 펜타닐 공급국으로 떠오른 멕시코를 압박할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약물 과다복용으로 사망한 미국인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2024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펜타닐 문제가 주요 의제로 떠오를 전망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특히 오비디오 구스만 체포를 요청해왔는데, 멕시코가 정상회의가 목전에 다가온 만큼 의도적 체포 작전을 벌였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정상회의 이후 다시 오비디오 구스만이 석방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오비디오 구스만은 2019년 연방 경찰에 한 차례 체포된 바 있지만, 당국이 ‘구스만을 수감하면 더 많은 폭력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며 체포 수 시간 만에 그를 풀어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