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대 석좌교수로 임용된 황철규 前 국제검사협회장
“범인들 中·동남아로 도주 급증
신병 확보·범죄수익 환수위해
인접국 공조시스템 구축절실”
“국제 범죄 조직이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범인 도피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어 우선 중국, 일본은 물론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의 검찰 고위급 간부와 실무진이 정기적으로 의견을 교환하고 협의할 수 있는 상설 기구를 마련해야 합니다.”
황철규(58·연수원 19기·사진) 전 국제검사협회(IAP·International Association of Prosecutors) 회장은 6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아시아 지역 검사 간 상설협의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마약 사건을 비롯해 불법 도박장 개설 등 사이버 범죄, 인신매매 등 국경을 넘나드는 범죄가 늘어나면서 검사 간 국제적 공조가 여느 때보다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9월 3년간의 IAP 회장 임기를 마친 그는 최근 경기대 석좌교수로 임용돼 IAP 회장 경험을 살려 국제형사 분야 강의를 맡고 있다.
황 전 회장은 “해외로 도주한 국내 범죄자들의 신병을 확보하고 은닉한 범죄 수익을 환수하기 위해서라도 인접국과 공조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범죄자들은 모국과 가까운 곳으로 도주하는 경향이 큰 만큼 인접 국가끼리 수사 공조 체계를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많은 범죄자가 중국을 비롯해 태국, 필리핀 등 동남아 국가로 도주하고 있다. 쌍방울·KH그룹의 불법 대북송금 의혹 등에 연루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역시 지난해 6월부터 태국, 필리핀 등지에서 도피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장 임기 동안 국제 형사사법 공조 시스템 개선에 앞장섰던 황 전 회장은 지난해 9월 출범한 ‘검사 국제 공조 플랫폼(PICP)’이 각국 검사 간 협업에 효율성을 더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PICP란 전 세계 검사들이 범죄인의 신원이나 소재 등 수사에 필요한 정보를 실시간 공유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를 탑재한 플랫폼이다. 그는 “과거에는 외교 채널을 통해 국제 공조를 하다 보니 시간이 많이 걸렸다”며 “PICP로 실시간 정보를 교환해 구체적인 초국가범죄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했다.
1993년 인천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한 황 전 회장은 주유엔대표부 법무협력관, 법무부 국제형사과장, 대검찰청 국제협력단 단장, IAP 아시아태평양 담당 부회장 등 다양한 국제업무를 맡으며 검찰 내에서 ‘국제통’으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2019년 그는 IAP가 설립된 1995년 이래 최초의 비유럽계 회장으로 선출되며 한국 검찰의 국제적 위상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그의 취임 후 법무연수원 용인 분원엔 전 세계 검사들을 교육하는 ‘IAP 트레이닝센터’가 개설되기도 했다. 높아진 위상만큼 한국 검찰의 국제적 역할도 중요해졌다고 그는 강조했다. 황 전 회장은 향후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로스쿨, 법률단체 등의 초청으로 강연하며 국제 형사 정의 실현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김무연 기자 nosmok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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