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 시행 7개월 동안 156명 잠적… "기획입국 등 불법 체류 통로 안돼"
지난해 10월 ‘단체관광객 무사증(무비자) 입국 제도’로 양양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외국인 중 109명의 행방이 묘연해 출입국 당국이 수사 중이지만, 이들 가운데 단 2명만 검거된 것으로 드러났다.
강원 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해 도입된 양양공항 단체관광객 무사증 입국 제도가 외국인 불법 체류 통로로 악용되고 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됐다.
법무부가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유상범(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양양을 통해 무비자로 입국한 외국인 단체관광객은 2563명이다. 지난해 6월 양양공항 단체관광객 무사증 입국 제도가 시행된 뒤 가장 큰 규모다.
국적별로는 베트남 2035명, 필리핀 414명, 몽골 114명인데, 이들 가운데 109명이 무단 이탈했다. 베트남이 93명으로 가장 많았고, 몽골(15명)과 필리핀(1명) 등 순이다.
제도 시행 7개월로 범위를 넓히면 총 4806명이 양양국제공항에 입국했고, 156명(3명 검거 포함)이 잠적했다. 국적별 입국자 수는 베트남이 2735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필리핀(1957명), 몽골(114명) 등의 순이다. 전체 이탈자도 베트남이 109명으로 가장 많았고, 필리핀 32명, 몽골 15명 순이다.
출입국 당국은 베트남 관광객들이 단체로 사라지자 강원도 측에 이탈자 발생이 많은 여행사의 지정 취소를 요청했다.
또 지난해 11월 검거한 2명에 대해서는 이탈 경위, 브로커 개입 및 국내 조력자 여부 등을 조사한 뒤 본국으로 추방했다. 이탈자들이 도주할 때 탑승한 차량을 특정하기 위해 한국공항공사와 속초경찰서 등에 협조도 요청했다.
법무부는 "무단이탈 방지를 위해 베트남 정부와 직접 협의한 바는 없다"면서도 "단체관광객에 대한 사전 심사 및 입국 심사를 더욱 강화하고, 입국목적 검증을 철저히 하는 등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양공항 무사증 입국제도는 2023년 강원세계산림엑스포, 2024년 강릉청소년동계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필요하다는 강원도의 건의를 법무부가 받아들여 이뤄졌다. 베트남·필리핀·인도네시아 등 3개국은 지난해 6월부터, 몽골은 지난해 10월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4개국 단체관광객(5인 이상)은 올해 5월 말까지 비자 없이 최대 15일간 강원도 및 수도권을 여행할 수 있다. 이들 4개국 가운데 인도네시아만 무단 이탈자가 안 나왔다.
유상범 의원은 "양양국제공항이 기획 입국 등 외국인 불법 체류의 통로로 악용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오남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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