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숭모회’홍보대사로 활동하는 안중근 의사 재종손녀 안기영 여사
“이토 저격한 ‘영웅’만이 아닌
동양평화 위해 일제상징 처단
영화 ‘영웅’ 보는 내내 눈물
안의사 사형선고일인 2월14일
요즘은 밸런타인데이로만 알아”
글·사진 = 김도연 기자 kdychi@munhwa.com
“안중근 의사는 단순히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쓰러뜨린 ‘영웅’만이 아닙니다. 평화를 사랑하는 사상가로서 안 의사의 면모가 더 오래 기억되길 바랍니다.”
10여 년 전부터 안중근의사숭모회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는 안기영(78) 여사는 9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안 의사는 조국의 독립도 중요했지만, 동양과 세계평화를 위해서 이를 어지럽히는 일본 제국주의의 상징을 처단한 것”이라며 “일찍이 교육 사업에 뛰어들어 계몽운동가로 활동했고 의거 이후 법정에서는 의거의 이유가 ‘동양 평화를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안 여사는 안 의사 사촌형 안장근의 손녀(재종손녀)다. 정부로부터 ‘건국훈장 애국장’을 받은 안 여사의 부친 안봉생 역시 상해임시정부에서 요인들에게 비밀문서를 전달하는 중책을 맡다 붙잡혀 사형선고까지 받았던 독립운동가다.
영화 ‘영웅’이 흥행 가도를 이어가면서 안 의사의 삶이 재조명되고 있다. 영웅은 1909년 10월 중국 하얼빈(哈爾濱)에서 이토를 사살한 뒤 일본 법정의 사형 판결을 받고 순국한 안 의사가 거사를 준비하던 때부터 죽음을 맞이하던 순간까지 마지막 1년을 그린 영화로 개봉 18일째인 지난 7일 누적 관객 수 200만 명을 돌파했다.
안 여사는 “사회적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국민에게 어려움을 극복하는 굳은 의지와 희망을 심어주는 표상으로서 안 의사가 재조명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를 보는 내내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며 “특히, 안 의사가 고향을 떠나기 전 가족들과의 이별 장면과 사형선고를 받은 뒤 어머니 조마리아 할머니와의 일화 등을 보면서 가슴이 매우 아팠다”고 울먹이며 말했다.
대표적 독립운동가인 안 의사의 후손이란 점은 본인 인생에 어떤 의미가 있었을까. “할아버지의 후광을 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살아가는 데 많은 부담감 또한 안고 하루하루 보내왔습니다. 혹여 안 의사 할아버지를 비롯한 집안의 수많은 독립운동가 할아버지, 아저씨들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조심스레 살고 있습니다. 누구의 후손이라고 스스로 말한 적도 없습니다.”
안 여사는 “2월 14일을 안 의사 사형 선고일로 기억하기보다 초콜릿을 나눠 먹는 밸런타인데이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더 많은 데 대해 무척 아쉽다”며 “안 의사 사형 선고일인 2월 14일과 함께 안 의사가 의거를 일으킨 10월 26일, 안 의사가 순국한 3월 26일의 의미를 되살려 청소년들이 어려서부터 역사를 바로 알고 나라 사랑하는 마음을 가슴 깊이 새기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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