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청 청사에 휘날리는 검찰 깃발. 연합뉴스 자료 사진
검찰청 청사에 휘날리는 검찰 깃발. 연합뉴스 자료 사진


경기 가평서 불법 건축 뒤 공무원 협박·로비해 축구장보다 더 큰 면적 사용 허가


경기 가평군 최대 수상레저 시설 비리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업체 회장·대표, 전·현직 공무원, 지역지 기자, 브로커 등 14명과 해당 법인 2곳을 기소했다. 이들 시설은 불법으로 지어져 강제 철거 대상이었지만, 업체 측은 브로커와 지역지 기자를 통해 공무원들에게 청탁·압력을 넣은 뒤 오히려 축구장보다 넓은 수면을 독점 사용하는 허가를 받은 것으로 검찰은 판단했다. 검찰은 해당 업체가 불법 영업으로 벌어들인 약 100억 원을 범죄수익으로 환수하기로 했다.

의정부지검 남양주지청 형사2부(부장 한문혁)는 강요, 공무집행방해, 제3자 뇌물교부, 배임증재, 하천법 위반 등의 혐의로 수상레저 업체 회장 A(60) 씨와 대표 B(40) 씨를 구속기소 했다고 9일 밝혔다. 또 지역지 기자 C(63) 씨를 배임수재 등의 혐의로, 공무원 출신 브로커 D(63) 씨와 E(63) 씨를 제3자 뇌물취득, 변호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 검찰은 전·현직 공무원 4명과 지역지 기자 2명, 업체 임직원 3명도 허위공문서 작성·행사, 직무유기, 청탁금지법 위반, 건축법 위반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A 씨와 B 씨는 2019년 4월부터 2021년 7월까지 수상레저 시설 건립을 허가 받기 위해 담당 공무원을 직접 협박하거나 지역지 기자, 브로커에게 회유·청탁을 의뢰한 혐의를 받고 있다. C 씨는 이때부터 지난해 7월까지 이들에게 광고비로 위장한 약 1억1000만 원을 받은 혐의를, D 씨와 E 씨는 2019년 6월부터 2020년 10월까지 설계비로 위장해 4900만 원을 받은 혐의를 각각 받고 있다.

조사 결과 A 씨와 B 씨는 2018년 12월부터 북한강 청평호에 초대형 수상레저 시설을 불법으로 짓고 주변 나무를 마구 베거나 준설했으며 무허가 음식점도 운영하면서 하천법, 한강수계법, 산지관리법, 건축법 등 11개 법규를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애초 가평군은 이 시설이 불법 구조물이라는 이유로 청평호 이용을 허가하지 않고 원상복구 명령을 내린 뒤 강제 철거까지 계획했다. 청평호 일대는 2000만 수도권 시민의 식수원인 상수원보호구역이어서 각종 개발행위가 엄격히 제한된다. 그러나 담당 공무원들이 업체 측의 전방위 로비에 넘어가 기존 불허 입장을 번복하고 축구장 면적보다 넓은 수면 9000㎡를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해 준 사실이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공무원들은 다른 지역 출신인 부군수가 불허 입장을 유지했는데도 국장 전결로 허가해 줬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지역개발 인허가권을 둘러싸고 개발업자, 브로커, 지역지, 지자체가 유착해 공공수역을 사유화하고 막대한 이익을 거두게 한 토착 비리 사건"이라며 "앞으로도 지방자치단체의 구조적 비리를 엄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기섭 기자
노기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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