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이상 절감’ 대책 안먹혀
기초 지자체 절반은 더 사용


대구 = 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 전국종합

정부가 에너지 위기 대응을 위해 올겨울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에너지를 10% 이상 절감토록 했지만 지난해 11월 한 달 동안 목표를 달성한 기관은 대상 기관 4분의 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역 지방자치단체는 약 11%, 기초지방자치단체는 약 17%만 절감 목표를 채운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기초 지자체는 전체의 50% 이상이 에너지 사용량이 오히려 증가하는 등 정부 대책이 먹히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각 지자체에 따르면 산업부가 지난해 11월 한 달 동안 공공기관 에너지 절감 실적을 점검한 결과 대상 기관 556개 중 최근 3년 동월 평균 사용량 대비 10% 이상 절감한 기관은 153개로 27.5%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절감률도 목표치에 크게 미달한 4.4%에 불과했다.

에너지를 10% 이상 절감한 기관은 중앙 행정기관 131개 중 49개(37.4%), 정부 산하 공공기관 118개 중 37개(31.3%), 시·도 교육청 17개 중 7개(41.1%), 지방공사·공단 49개 중 18개(36.7%)로 저조했다. 또 기초 지자체는 224개 중 40개(17.8%), 광역지자체는 17개 중 2개(11.7%)에 불과했다.



광역 지자체 가운데 에너지 10% 이상 달성 기관은 전남(16.1%)과 대전(11.7%)이며 경기·제주·경남·경북·충남 등 5개 기관은 사용량이 오히려 1.7∼11.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초 지자체 중에서는 절반이 넘는 117개 기관(52.2%)의 사용량이 증가했다. 대전지역 5개 기초 지자체와 전북지역 14개 기초 지자체의 경우 에너지 절감 10% 이상 달성 기관이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방공사·공단에서도 16개(32.6%) 기관의 사용량이 증가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기관별 에너지절약 추진위원회를 개최해 낭비 요소를 찾아내는 등 절감 노력이 매우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해 9월 중앙 행정기관과 광역·기초 지자체 등을 대상으로 에너지 사용량을 최근 3년 평균보다 10% 이상 감축하는 이른바 ‘공공기관 에너지 다이어트 10’을 시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기간은 지난해 10월부터 오는 3월까지다. 이에 따라 이들 기관은 난방 설비를 가동할 때 실내 평균 온도가 17도를 넘길 수 없도록 했다. 또 개인 난방기는 사용할 수 없고 실내조명의 30%는 끄도록 했다. 정부는 부진 기관에 대해 페널티를 부여키로 했다.
박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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