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의 시간 가지러 떠난다…
바람에 나무 흔들려도 숲은 그 자리”
사직서 제출한 뒤 SNS에 글
일각에선 “당대표 출마 수순”
나경원 전 의원이 13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에 대한 사직서를 정식으로 제출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대리인을 통해 사직서를 제출한 직후 SNS에 “조용한 사색의 시간을 가지러 떠난다”면서 “바람에 나무가 흔들려도 숲은 그 자리를 지키고, 바위가 강줄기를 막아도 강물은 바다로 흘러간다”는 글을 올렸다. 정치권에서는 출마 강행 의사를 드러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나 전 의원은 이 글이 “2019년 12월 우리 당 원내대표직에서 쫓겨나듯 물러나야만 했을 때 제가 국민과 우리 당원들께 드렸던 말씀”이라며 “그 마음은 지금도 그대로다. 잠깐의 혼란과 소음이, 역사의 자명한 순리를 가리거나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함부로 제 판단과 고민을 추측하고 곡해하는 이들에게 한 말씀 드린다”며 “나는 결코 당신들이 ‘진정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전당대회 불출마를 압박해 온 일부 당권 주자 및 친윤(친윤석열)계 인사들을 겨냥한 발언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나 전 의원은 “전국으로 내리는 빗방울에 산천과 함께 우리 마음도 씻겨지는 아침, 저는 조용한 사색의 시간을 가지러 떠난다”며 “고민이 길어지는 점에 대해 무척이나 송구하다”고 덧붙였다.
나 전 의원은 지난 10일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에게 사의를 표명했으나, 대통령실에서 절차상의 문제를 제기하자 정식 사직서를 제출했다. 나 전 의원의 사직서 제출에 대해 당권 출마에 한 걸음 가까워진 행보라는 평가가 나오지만, 결국 ‘결심’은 사표 수리 여부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이에 출마 선언 시점이 설 연휴 뒤로 미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윤 대통령이 14일부터 설 연휴 직전인 20일까지 순방 일정으로 자리를 비울 예정이어서 해당 기간 사표 수리 가능성이 불투명하고, 순방 일정 사이 출마 선언을 강행할 경우 지나치게 윤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재원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나 전 의원이 사직하겠다고 한 이상 사직서가 수리되지 않으면 출마하기에 너무나 많은 어려움이 있다”며 “대통령 해외 순방 기간에 너무 오래 불안정 상태가 유지된다면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후민·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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