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도피 8개월 만에 체포된 김성태(사진)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자진 귀국 의사를 밝힘에 따라 여행증명서 발급 등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다음 주 초 입국할 전망이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자마자 곧바로 체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 관련 혐의 전반을 캐묻는다는 계획이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전 회장 측은 전날 태국 현지 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불법체류 신분을 인정했다. 쌍방울 측은 “김 전 회장이 불법체류를 인정, 벌금 3000밧(약 11만 원)을 낸 상황”이라며 “여권 무효화 조치로 인해 긴급 여권이나 여행증명서 발급 절차를 마무리하는 대로 항공권을 발권, 자진 귀국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 전 회장은 언론 보도에서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아 검찰 조사에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밝히고 싶어 하고 있다”고 전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상황이다. 영장에 적시한 구체적 혐의에는 쌍방울 계열사 나노스가 발행한 전환사채(CB)를 인수하는 매수 자금으로 활용하기 위해 회삿돈 30억 원을 페이퍼컴퍼니 계좌로 횡령한 내용이 포함됐다. 또 전환사채 권리를 보유한 조합원 출자 지분 상당 부분을 임의로 감액해 김 전 회장 지분으로 변경하는 등 4500억 원 상당을 배임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의 지시에 따라 이 같은 범행이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전 회장 신병 확보로 대북 송금 의혹 규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김 전 회장은 쌍방울이 2019년 전후 계열사 임직원 수십 명을 동원해 640만 달러(약 72억 원)를 중국으로 밀반출, 북측에 전달했다는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쌍방울이 북측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등과 경제협력 사업을 합의한 대가로 돈을 건넨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대표의 경기지사 재임 기간 변호사비 대납 의혹도 김 전 회장을 통해 따져볼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의 2018년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맡은 변호인들에게 쌍방울 전환사채 등으로 거액의 수임료를 대납했다는 의혹이다. 이날 오전 수원지법은 김 전 회장의 해외 도피를 돕거나 각종 비리 의혹 관련 증거를 인멸한 혐의로 쌍방울 계열사 광림 임직원 A 씨와 김 전 회장 동생 김모 씨 등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