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맙습니다 - 박원진 AUD 이사장

우리는 서로의 정보와 감정을 나누고 공유하기 위해 말, 소리, 글, 표정 등 여러 가지 방법을 사용합니다. 서로가 소통하기 위해 신체의 오감을 모두 사용합니다. 특히 소리로 소통하는 것은 음성을 통해 전달되는 느낌과 감정까지 내포하고 있어 다른 어떤 오감보다 중요합니다. 청각장애인은 전체 장애인 중 13%인 32만 명으로 국내에서 2번째 많은 장애입니다. 하지만 청각 장애에 대한 인식과 사회적 배려가 부족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일 때가 많습니다.

AUD(Auditory Universal Design, 이하 에이유디)의 박원진 이사장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3년 에이유디를 설립하고 아름다운가게의 ‘뷰티풀펠로우’로 선발되어 3년째 사업을 수행 중입니다. 비즈니스를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회혁신가 지원사업으로 사회적 경제 내에서 사람들이 정착하고 삶을 지속할 수 있도록 사람을 지원하고 이들이 서로 연대하며 협력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박 이사장 본인이 청각장애인으로 청각장애인들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가장 잘 압니다.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설립한 에이유디는 청각장애인과 소통하고 함께 살아가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전문적으로 문자통역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청각장애인뿐만 아니라 모두의 접근성을 위한 유니버설 디자인 환경을 만들어갑니다. 직접 시스템을 구축해서 지원하는 사업뿐 아니라 조합원과 후원회원, 그리고 시민들이 직업 참여하는 비영리 콘퍼런스, 워킹데이 챌린지로 펠로십 지지 서명하기 등의 가치 참여 사업도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에이유디 사회적협동조합 설립 이후 박 이사장에게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코로나19가 발병했던 시점이었다고 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문자통역이 지원되던 콘퍼런스, 포럼 등 모든 행사가 중단됐습니다. 그는 매출보다 청각장애인들이 사회와의 단절을 경험하게 될 정도로 매우 심각했던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이전에는 대학에서 청각장애인이 수업을 들으면 문자통역사와 함께 노트북도 같이 지원되었지만, 코로나19 이후에는 대부분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되면서 청각장애인이 문자통역사와 같은 공간에 있을 수 없어 문자통역사가 있어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이런 문제점을 발견하고 다양한 스마트 기기를 통해 문자통역서비스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다수의 대학교에 원격 문자통역 프로그램인 ‘쉐어타이핑’ 플랫폼 라이선스를 무상으로 지원했습니다.

2014년부터 매년 성장해오던 사업이 2020년 처음으로 위기를 맞았지만 2021년 온라인 지원을 일상화하면서 오히려 그동안 실행했던 온라인 실시간 문자통역 서비스 등이 빛을 발하며 실적이 호전됐습니다. 2022년 드디어 온·오프라인 어디서든 청각장애인의 접근성을 보장하는 에이유디로 자리를 잡게 됐습니다. 박 이사장은 특히 에이유디 ‘펠로우 사업’은 아름다운가게 ‘뷰티풀펠로우’를 모델 삼아 진행하고 있는데 잠재력이 있는 청각장애인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발굴해 그들을 지원하고 사회에서 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1988년 최초로 장애인이 국회에 진출한 이래 지금까지 배출된 사람은 총 17명이라고 합니다. 그중에 청각장애인은 한 명도 없습니다. 또한, 한국에서 사회 혁신가를 선발하는 펠로십 중에 선발된 청각장애인은 딱 한 명으로 박 이사장입니다. 그는 자신이 모델이 될 수는 없겠지만, 자신보다 훨씬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가진 청각장애인들을 발굴해 지원하는 것이 에이유디 ‘펠로우 사업’의 목표라고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그는 이 사업에 무척 애정을 쏟고 있습니다. ‘펠로우’를 선발해 활동비를 지원하고 의사소통에 문제가 되지 않도록 문자통역을 지원하고, 그들을 홍보하고 자신들의 이야기를 자랑스럽게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얼마만큼 장애를 알고 이해하고 있을까요. 장애인과 비장애인, 더 나아가 사람과 사람 간의 소통과 이해와 배려가 바탕이 된다면 우리 사회는 조금 더 아름다워지리라 믿습니다. 청각장애인으로 청각장애인을 돕는 기업을 운영하며 대중의 인식개선과 청각장애인의 삶의 질을 높이는 일에 에이유디와 박 이사장이 부디 지치지 않기를 늘 응원합니다.

아름다운가게 활동가 이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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