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비즈니스 분야 근무를 희망하는 KT&G 직원들이 대전 신탄진 인재개발원에서 진행된 어학교육에 참여하고 있다.  KT&G 제공
글로벌 비즈니스 분야 근무를 희망하는 KT&G 직원들이 대전 신탄진 인재개발원에서 진행된 어학교육에 참여하고 있다. KT&G 제공


■ 산업경쟁력, 인재가 해법이다 - (19) KT&G

신시장 57개국→124개국 확대
印尼 시장 7위에서 4위로 도약
몽골선 1위 달성 첫 해외 국가

‘글로벌 스탠더드형’ 인재 강조
현지 즉시 투입할 전력군 육성


국내 1위, 세계 5위의 담배기업인 KT&G의 올해 화두는 단연 ‘글로벌’이다. 백복인 KT&G 사장은 올해 초 발표한 신년사에서 “현재 KT&G가 뛰어난 시장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신속한 실행력으로 글로벌 ‘톱 티어(Top-tier·일류)’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 사장은 불확실한 상황에서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단기간에 기업 규모를 급격하게 키워 압도적 경쟁 우위를 선점한다는 의미의 ‘블리츠스케일링(Blitzscaling)’ 전략과 기존 사고방식을 180도 전환하는 ‘패러다임 시프트’를 통해 “전 세계적 저성장이 예견되는 올해를 기회로 바꾸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KT&G는 글로벌 톱 티어 도전이란 어디까지나 회사를 지탱하는 직원들을 통해 이룩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본다. 실제 KT&G는 백 사장 취임 이후 본격화된 글로벌 인재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회사의 도전정신이 뿌리부터 바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5년 만에 57개국에서 124개국으로=첫 공채 출신 사장으로 뛰어난 경영 성과를 앞세워 7년 3개월째 그룹을 이끄는 백 사장은 취임 초부터 글로벌 시장 개척에 집중해왔다. 지난 2017년 ‘글로벌 비전 선포식’에서 글로벌 톱 티어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중장기 계획을 발표한 이후 지난 5년간 빠른 속도로 해외 진출 국가를 늘려왔다. 중동과 중앙아시아, 러시아 등 전통의 주력 시장에서 벗어나 아프리카, 중남미, 동남아시아 등 미개척 신시장에 진출하는 다변화 전략을 추진해왔다. 이를 통해 2017년 57개국이었던 진출 국가 수는 지난해 총 124개국으로 늘어났다.

KT&G의 글로벌 사업은 면밀한 시장조사와 국가별 현지화 전략을 통해 하나둘 성과를 창출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인도네시아다. 지난 2011년 현지 담배업체를 인수한 뒤 자체 브랜드 경영 시스템을 도입하고 인도네시아인 입맛에 맞게 향료가 들어간 제품을 출시했다. 인수 당시 시장점유율 7위였던 인도네시아 법인은 지난해 4위로 약진했다. 몽골에서는 대표 브랜드인 초슬림 제품 ‘에쎄’를 앞세워 1등으로 올라섰다. 1985년 최초로 수출을 시작한 이후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한 첫 번째 해외 국가다. 전자담배 ‘릴(lil)’의 빠른 성장도 주목할 만하다. KT&G는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PMI)과 글로벌 협업을 통해 지난 2020년 러시아를 시작으로 해외시장에 릴을 처음 선보였다. 이후 세계 최대 전자담배 소비국인 일본에 이어 체코, 포르투갈, 라트비아 등 유럽 시장 진출에도 성공했다. 현재 총 31개국에서 릴이 팔리고 있다. 특히, 유럽 시장은 글로벌 담배 기업들의 전자담배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는 곳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KT&G의 제품력과 PMI의 글로벌 유통망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지난 2021년 충북 수안보 KT&G 수련관에서 진행된 글로벌 교육에 참여한 직원들과 외국인 강사가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KT&G 제공
지난 2021년 충북 수안보 KT&G 수련관에서 진행된 글로벌 교육에 참여한 직원들과 외국인 강사가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KT&G 제공


◇글로벌 시장도 결국 사람이 개척한다=백 사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면 글로벌 스탠더드에 기반한 인재 육성과 관리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KT&G는 이에 맞춰 그룹의 미래 글로벌 사업을 이끌어나갈 차세대 리더를 양성하고, 현지에서 ‘즉시 전력군’으로 뛸 수 있는 인재를 키우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KT&G는 지난 2021년부터 글로벌 교육을 전담하는 부서를 신설했다. 이 부서는 향후 글로벌 사업 분야에 근무를 희망하는 직원 중에서 매년 60여 명의 정예 교육 대상자들을 선발한다. 총 6개월 동안 일대일 맞춤형 어학교육을 진행한다.

어학 능력뿐만 아니라 실무역량을 강화하는 교육도 병행하고 있다. 글로벌 사업 실무 부서에서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이 사내 강사로 참여해 현지에서 최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해당 국가의 독특한 문화와 기업 관련 공정거래 및 재무 시스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정책 등이 주요 교육 커리큘럼이다.

글로벌 인재 후보군으로 정해지면 해외 파견 전, 파견 후, 귀임 후 등으로 나눠 주재원 생활 전반에 걸친 교육을 한다. 해외 파견을 마치고 귀국한 직원들이 한국 사회에 다시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또한, 현지 영업, 마케팅 등에서의 경험이 담긴 귀국 주재원 에세이를 제작해 몸으로 쌓은 노하우가 후임 주재원에게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KT&G는 국내 최고 수준의 사내 어학 교육 시스템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 임직원들이 자연스럽게 글로벌 시각을 보유하도록 글로벌 마케팅 및 인사이트, 외국어 수업을 온라인을 통해 무료로 수강할 수 있도록 했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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