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회사채 산 4만 여 명 1조7000억 원 피해


부도 위험을 숨기고 투자자들에게 대규모 채권을 판매해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이른 바 ‘동양그룹 사태’ 피해자들이 증권 관련 집단소송 1심에서 패소했다. 동양그룹 사태 1심 판단이 나온 것은 2014년 소송이 제기된 지 9년 만이다.

19일 서울중앙지법 민사31부(부장 김지숙)는 1246명이 동양증권(현 유안타증권)을 상대로 "1350억 원을 배상하라"는 취지로 제기한 증권 관련 집단소송 1심에서 피해자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동양그룹 사태는 2013년 10월 그룹 5개 주요 계열사인 △동양 △동양레저 △동양인터네셔널 △동양네트웍스 △동양시멘트가 잇달아 기업회생 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해당 기업의 회사채, 기업어음(CP) 등에 투자했던 4만여 명이 1조7000억 원 규모의 피해를 입은 사건이다. 당시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이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해 이들 계열사의 회사채 등을 무리하게 발행했다가 투자 금액을 반환하지 못했다. 이 사건으로 현 회장은 2015년 대법원에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징역 7년을 확정받아 2021년 1월 만기출소했다.

이후 투자자 1246명은 2014년 6월 법원에 증권 관련 집단소송 허가 신청을 제기했다. 증권 관련 집단소송은 일부 피해자가 대표로 소송을 내 승소하면 다른 피해자들에게도 효력이 미치기 때문에 일반 소송과 달리 법원의 심사를 통해 소송 개시를 허가받아야 한다.

집단소송이 법원의 허가를 받기까지 6년이 걸렸다. 투자자들과 유안타증권 측이 집단소송의 적법성을 두고 다투면서다. 집단소송 허가 신청 사건의 1·2심은 "원고들의 대표당사자 중 일부가 법에서 정한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며 소송을 불허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소송을 허가해야 한다며 원심을 파기했고, 파기환송심은 대법원의 취지를 받아들여 집단 소송을 허가했다.

한편, 피해자 측 변호인은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무연 기자
김무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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