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세티 주인도 미국 대사 지명자
가르세티 주인도 미국 대사 지명자

인도, 사우디 주재 대사도 공석…G7 회원국 이탈리아 대사도 없다
과거 48일 걸리던 상원 인준, 바이든 행정부 들어 103일로 2배 증가
FP “미국보다 많은 대사관·영사관 둔 중국은 몇 년씩 공석 없다” 꼬집어


워싱턴=김남석 특파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오는 20일(현지시간) 취임 2년을 맞아 임기반환점을 돌지만 인도, 사우디아라비아, 이탈리아, 콜롬비아 등 핵심국가들을 포함해 약 20개국 대사 자리가 여전히 공석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사 임명에 필수적인 상원 인준 절차가 지연돼 주요국 대사 자리가 채워지지 않으면서 글로벌 패권 경쟁 중인 중국과의 외교전에서 큰 약점으로 작용한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9일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FP)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이 집권 3년 차 임기 시작을 앞두고 있지만 상원 인준 지연 등으로 약 20개국 대사 자리가 2년 이상 공석으로 남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 대사를 포함한 정부 고위직 인사의 상원 인준에 걸린 시간은 평균 48일이었지만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인준에 걸리는 평균 시간이 103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미국 대사가 없는 국가로는 세계 최대 인구보유국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미 행정부의 인도·태평양 전략에서도 핵심국가인 인도가 첫 손으로 꼽힌다. 특히 인도는 올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의장국이기도 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에릭 가르세티 전 로스앤젤레스(LA) 시장을 인도 대사로 지명했지만 공화당 의원들의 반대와 시장 재임 시절 스캔들 등으로 1년 가까이 상원 인준을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래트니 사우디 주재 미 대사 지명자
래트니 사우디 주재 미 대사 지명자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갈등을 지속 중인 중동의 맹방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미국대사가 아직 부임하지 못한 국가 중 하나다. 바이든 대통령은 직업외교관 출신 마이클 래트니 전 시리아 특사를 지명했으나 같은 민주당 소속 론 와이든 상원의원이 바이든 행정부가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의 인권 유린을 차단해야 한다며 인준을 저지하고 있다.

주요 7개국(G7) 회원국이지만 지난해 극우 성향 조르자 멜로니 총리가 취임한 이탈리아 역시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미국대사 자리가 공석이다. 이밖에 러시아·중국에 강경하게 맞서면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유럽연합(EU) 등에서 중요 역할을 하는 에스토니아와 라틴아메리카의 핵심 동맹국인 콜롬비아, 세계 최악의 인도주의 위기에 시달리는 나라 중 한 명인 에티오피아 등도 1년 이상 미국대사 자리가 비어있는 국가로 꼽힌다. 한국 역시 지난해 7월 필립 골드버그 대사가 부임하기 전까지 1년 6개월 동안 미국대사 자리가 공석이었다.

문제는 중국이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는 상황에서 주요 국가의 미국대사 자리가 비어있을 경우 해당 국가에서는 미국의 외교적 무관심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FP는 “냉전 이후 미국이 논쟁 여지없는 최강대국일 때는 몇 년 동안 대사 자리를 비워둘 여유가 있었지만 중국이 라이벌로 부상하면서 모든 것이 바뀌고 있다”며 “중국은 현재 미국보다 전 세계 더 많은 대사관, 영사관을 두고 있으며 미국과 달리 수년 간 대사 자리를 공석으로 두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김남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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