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화당 ‘제 식구 감싸기’에 비판 고조
“제 원래 이름은 조지 앤서니 데볼더 샌토스입니다.” (거짓)
“어머니가 9·11 테러 당시 남쪽 타워에 계셨었습니다. 어머니는 이 때문에 돌아가셨습니다.” (거짓)
“조부모님은 반유대 박해를 피해 우크라이나를 탈출했습니다.” (거짓)
최근 미국 정계에서 가장 ‘핫’한 인물로 꼽히는 조지 샌토스 의원이 본격 의정활동에 돌입할 전망이다. 하원 운영위원회가 샌토스 의원을 중소기업위나 과학우주기술위에 배정하도록 권고했다는 보도가 속속 나오기 시작한 것. 하지만 이 샌토스 의원을 과연 의원직에 놓아둬도 되느냐를 놓고 미국 내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그야 그럴 만도 한 게, ‘핫’한 이유가 ‘거짓말’ 이기 때문이다.
◇드러난 거짓말만 10여 개=샌토스 의원은 당초 ‘이민자 출신, 유대인, 성 소수자 공화당원’이라는 개혁적인 명함으로 돌풍을 일으킬 것만 같았다. 하지만 뉴욕타임스(NYT) 보도 등을 통해 이 모든 게 선거 과정에서 한 ‘거짓말’일 수 있다는 의혹이 일었고, 실제 거짓말로 판명된 것들만 12~13개에 달한다.
면면을 들여다보면 더 황당하다. ‘굳이 왜 저런 거짓말을?’ 싶은 내용이 상당수다. 먼저 원래 이름이 뭐였는지도 거짓말했다. 샌토스 의원은 본래 이름은 ‘조지 앤서니 데볼더 샌토스’인데, 현재 ‘조지 샌토스’로 봉사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2019년 한 행사에서는 ‘앤서니 데볼더’로, 언젠가 고용된 직장에서는 ‘조지 데볼더’라는 이름을 썼던 것으로 드러나며 ‘샌토스’란 이름은 무엇이냐는 의문을 낳았다.
어머니의 사인을 놓고도 말이 바뀌었다. 선거 운동 당시 어머니가 2001년 9·11 테러로 사망했다고 주장했던 그였지만, 알고 보니 어머니는 2016년 사망했다고 한다. 언젠가 ‘집세를 내러 가다 강도를 당했다’고도 말한 적 있는데, 뉴욕 경찰은 “그런 기록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 외 성 소수자라는 것, 유대인 혈통이라는 것 역시 모두 ‘거짓말’이었다.
학력·경력도 의문투성이다. 샌토스 당선인의 바루크 칼리지 졸업 학력, 시티그룹·골드만삭스 재직 경력 등이 허위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가족 명의의 부동산을 13개 소유했다고 했고, 2500마리가 넘는 강아지와 고양이를 구조한 동물구조 자선단체를 운영한 이력 역시 허위라는 보도가 나왔다.
그런데도 샌토스 의원은 의원직을 유지하고 있다. 상임위에 배정되면 본격적으로 이너서클에 들어가는 셈이다. ‘역대급 거짓말쟁이’라는 오명을 쓴 의원이고, 당선되기 위해 적었던 숱한 경력들이 허위로 드러났다는 점을 고려하면 의아하다.
일단 본인이 사퇴 요구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점이 의원직 유지 비결(?)의 가장 큰 이유다. 본인이 사퇴하지 않는다면 하원 표결을 거쳐 의원 자격을 박탈시켜야 하는데, 과반 유지를 위해 한 석이 아쉬운 공화당으로서는 샌토스 의원을 버리기 어렵다는 정치적 상황도 있다. 결국, 정국을 보다 유리하게 끌고 가기 위해 공화당이 도덕성에 흠집이 난 후보를 안고 가는 셈이다.
김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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