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영 한국음식문화재단 이사장 ‘아름다움에 반하고 맛에 취하다’
조선시대 진주는 인근 14개 지역을 속현으로 거느린 경남의 중심이었다. 진주 ‘교방 음식’은 빼어난 기예(技藝)에 빼어난 진주 기생들이 교방에서 공연 준비를 하며 관리들을 위해 만든 접대식을 일컫는다. 마치 꽃밭 한 상을 받은 듯 모양과 빛깔이 아름다워 ‘꽃상’ 이라고도 한다. 박미영 한국음식문화재단 이사장의 ‘아름다움에 반하고 맛에 취하다’(한국음식문화재단)는 바로 이 양반과 기생이 함께 만든 교방 꽃상에 관한 인문 역사서다. 박 이사장이 책 집필을 결심한 건 2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왜 진주에서 유독 교방 문화가 발달했는지 그 뿌리를 찾아 진주의 맛을 복원하고 진주가 지녔던 과거 위상을 되찾고 싶었다.

책은 진주 기생들의 생활상을 배경으로 수령의 밥상, 논개의 제향에 올렸던 사슴고기, 임진왜란 당시 명나라 군목의 두부정식, 고려시대부터 내려오는 정통 호족인 진주 강, 하, 정씨 가문의 내림음식, 대한민국 기업가 정신의 수도로 선정된 진주 승산 부자마을 재벌가의 손맛, 진주 육회비빔밥과 진주 냉면의 유래 등 다채로운 음식 이야기들을 펼쳐낸다.

역사의 영화와 치욕을 두루 품은 ‘촉석루’는 전쟁 때는 장수가 올라 명령하던 군사지휘 본부였으나 평화로운 시기엔 대표적인 연회장소였다. 성대한 꽃상 너머로 나비꽃이 피고 소리꽃이 울었다. 술은 향기롭고 회는 싱싱했으며, 산과 바다의 산물을 다 갖춰 잘 차린 진귀한 음식이 가득했다. 음식 준비가 부족하면 병마절도사는 벌을 내렸다고 한다. 이는 진주성 병마절도사의 사위였던 다산 정약용의 문집에 기록된 내용이다. 화려하고 찬란한 교방 음식문화는 진주가 지닌 화려함과 풍요의 상징이었다. 박 이사장은 "이런 문화를 관광 자원으로 만들어 진주가 한국의 새로운 ‘푸드 시티’로 거듭나게 하는 것이 목표"라며 "맛과 멋, 건강을 다잡는 진주 교방음식이 명품 한식의 세계화·대중화를 이끌 수 있도록 온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윤석 기자
나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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