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HUG ‘집중관리 다주택 채무자’ 보증사고액 4382억
227명이 1인당 19억원씩 떼먹어… 최근 오피스텔 보증 피해 급증
정부 ‘악성 임대인’ 명단 공개 방침이지만, 법안은 국회에 계류중
지난해 이른바 ‘악성 임대인’ 227명이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아 발생한 보증 사고액이 440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전세보증금 반환 사고액의 약 37%에 해당하는 규모로, ‘악성 임대인’으로 인한 폐해가 극심해졌음을 보여준다.
특히 최근에는 이들에 의한 오피스텔 보증금 피해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2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상혁(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HUG의 전세보증금 반환 사고 규모는 1조1726억원이었다. 주택 5443세대의 집주인이 보증금을 제대로 돌려주지 않았다.
그런데 이 가운데 ‘악성 임대인’ 보유 주택이 37.4%(2037채)를 차지했다. ‘악성 임대인’에 의한 보증 사고액도 4382억원으로, 전체 보증 사고액의 37.3%를 차지했다. 전세보증금을 제때 받지 못해 HUG에 대신 돌려달라고 신청한 세입자 5명 가운데 2명은 ‘악성 임대인’에게 피해를 본 셈이다.
HUG는 전세금을 3번 이상 대신 갚아준 집주인 가운데 연락이 끊기거나 최근 1년간 보증 채무를 한 푼도 갚지 않은 사람을 ‘집중관리 다주택 채무자’로 올려 관리한다. 이들이 이른바 ‘악성 임대인’이다.
지난해 ‘악성 임대인’ 명단에 오른 사람은 227명이었다. 이들에게 떼먹은 보증금이 4382억원이니, 1인당 19억이 넘는다.
이들 ‘악성 임대인’의 보증 사고액은 해마다 급격하게 늘었다. 2018년에는 30억원에 불과했으나 2019년 504억원, 2020년 1871억원, 2021년 3555억원, 2022년 4382억원으로 가파르게 늘었다. 사고액이 4년 만에 146배 증가한 것이다.
‘악성 임대인’들의 보증 사고는 빌라와 같은 다세대주택에 집중됐다. 보증 사고액 면에서 다세대주택이 64.5%(2828억원), 오피스텔이 25.0%(1094억원)를 차지했다. 아파트는 7.0%(307억원), 연립은 3.1%(137억 원)으로 빌라와 오피스텔에서 지난해 보증 사고의 89.5%가 터진 셈이다.
최근에는 특히 ‘악성 임대인’ 소유 오피스텔에서 보증 사고액이 크게 늘고 있다. 다세대주택 보증 사고액은 2021년 2689억원에서 5.2%(139억원) 증가한 데 비해 오피스텔 사고액은 2021년 378억원에서 2.9배 늘었다.
보증 사고 금액이 554억원으로 가장 많은 ‘악성 임대인’의 경우 오피스텔 사고액이 264억원(121건)으로 다세대주택(245억원·114건)보다도 많았다.
한편, 정부는 지난해 7월 전세사기를 막겠다며 ‘악성 임대인’ 명단을 공개하겠다고 밝혔지만, 관련 법안은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오남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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