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韓경제 ‘복합침체 한파’ 비상
1월 들어서도 수출부진 심화
전기料인상 등 서민경제 충격
中성장 둔화·美금리 후폭풍
유가 등 대외변수 불안 계속
“성장률 전망 더 악화 가능성”

연초부터 한국 경제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경제를 이끌어가는 수출이 줄고, 무역수지가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규모 개방 경제인 한국 경제는 수출이 악화하면 정상적으로 돌아가기 어렵고, 무역수지가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하면 경상수지마저 적자 전환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불안 요인이 된다. 올해 중국 성장률이 낮아지고, 미국발 금리 인상의 후폭풍이 예고된 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격화로 유가 변동성도 지뢰로 작용할 전망이다.
25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0.6%(노무라 증권)에서 1.8%(경제협력개발기구·OECD)까지 다양하다. 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기재부 전망치는 1.6%이고, 중앙은행인 한국은행 전망치는 1.7%다. 문제는 1월 1∼20일까지 수출입 통계가 나온 뒤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가 점점 낮아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1월 1∼20일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 줄었다. 수출은 줄어든 반면 수입은 크게 늘면서 무역수지 적자는 102억63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국가별로는 최대 교역국인 중국에 대한 수출이 24.4% 줄어들었다. 대중(對中) 수출은 지난달까지 7개월째 감소세가 이어졌다. 중국의 경제 침체는 한국 수출 및 경제성장률과 직결된 최대 복병이다. 반도체(-34.1%) 수출 급감도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대한상공회의소의 SGI 브리프 보고서는 반도체 수출 10% 감소 시 국내 경제성장률은 0.64%포인트, 20% 감소 시 1.27%포인트 하락을 전망했다. 김천구 대한상의 SGI 연구위원은 “과거 정보기술(IT) 버블 붕괴(2001년), 1·2차 치킨게임(2008·2011년) 등의 시기에 국내 반도체 수출 증가율이 40% 이상 급락했다”며 “그동안 반도체 산업은 국내 경제의 연평균 경제성장률(2010∼2022년) 3.0% 중 0.6%포인트를 높이는 데 기여했지만, 올해는 오히려 경제성장률을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미국의 최종 금리는 올해 5.5%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어 한·미 금리역전에 따른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중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가 장기 침체 국면에 접어들면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가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데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기조에 맞춰 가계 소비와 기업 투자 모두 위축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 고통은 커지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생활필수품인 전기·가스 요금 등 공공요금이 줄줄이 인상됐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오를 예정이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의 장기화로 인해 유가가 급등할 경우 서민 물가에 미치는 타격은 클 수밖에 없다.
조해동·전세원 기자 haedong@munhwa.com
관련기사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