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했습니다 - 김근웅(33), 정예희(여·28) 부부
저희는 버스 기사와 승객으로 처음 만났습니다. 2019년 10월, 당시 저(예희)는 매일 아침 출근을 위해 버스를 탔어요. 그 버스에 한 번씩 젊은 기사님이 있어 ‘요즘엔 젊은 기사님도 계시는구나’라고 생각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그 버스 기사님이 거울로 저를 힐끔힐끔 바라보는 게 느껴졌죠. 그러던 어느 날, 같은 버스를 타고 출근하는데, 신호 때문에 버스가 잠시 멈추더니 버스 기사님이 저에게 뚜벅뚜벅 걸어오는 게 아니겠어요? 버스 기사님은 따뜻한 유자차를 건네고는 “정말 미인이세요.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라고 물었습니다. 버스 안에 손님이 없어 가능했던 일이었어요. 처음 남편 얼굴을 제대로 본 순간이기도 하죠.
3일 후, 전 같은 버스에 올랐고 타자마자 남편으로부터 쪽지와 초콜릿을 받았습니다. ‘일하면서 마주치는데 너무 제 이상형이셔서 쪽지 드립니다. 번호를 물어보면 부담스럽게 느껴지실까 봐 제 번호를 남깁니다.’ 전 남편의 적극적인 태도와 쌍꺼풀 있는 큰 눈에 호감을 느껴 연락하게 됐습니다.
출근 버스 기사님과 사랑에 빠질 줄이야!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일이 벌어진 거죠. 매일 출근이 기다려지기까지 했습니다. 가끔 저희는 버스 데이트를 하기도 했어요. 여유로운 오후, 남편이 모는 버스에 승객인 척 타고 버스 노선의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하는 거죠. 남편의 일하는 모습도 보고 드라이브를 즐기는 기분이었습니다. 남편은 직업 특성상 주말에도 일해야 해 쉬는 날을 맞추기가 쉽지 않았어요. 하지만 그건 아주 작은 불편함이었고, 남편은 매일 저에게 모든 것을 맞춰줬습니다. 저희는 2년 7개월 연애 끝에 지난해 6월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잠시 신혼을 즐긴 후 저희를 닮은 아이를 낳아 세 식구 함께 알콩달콩 살고 싶어요.
sum-lab@naver.com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