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부터 이른바 제주간첩단에 이어 민노총에 침투한 북한 간첩망에 대한 수사로 나라가 뒤숭숭하다. 안보수사 당국의 침묵에도 불구하고 제주간첩단이 경남권(창원·진주), 호남권(전주), 수도권(서울) 등에 포치(布置)된 전국 규모 간첩단의 지역조직임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또한, 124만 명의 노동자가 가입한 민노총까지 장악하려는 북한의 음모가 드러나고 있다. 특히, 현역 국회의원의 보좌관이 현직 당시 해외에서 북한 공작원과 접선, 회합했다는 전직 국가정보원 고위 관계자의 증언까지 보도돼 북한과 연계된 간첩망 수사가 정치권 등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2015년 적발된 이른바 목사 간첩 사건, 2016년 일명 PC방 간첩 사건, 2021년 청주간첩단(자주통일 충북동지회)과 최근의 제주간첩단(ㅎㄱㅎ) 및 민노총 침투 북한 지하망 사건 등은 하나같이 북한에 포섭된 자들이 수차례 해외에 나가 북한 공작원을 만나고 돌아와 조직을 구축하여 암약해 왔음이 드러났다. 이들은 겉으로는 양심적인 민주화운동 세력인 듯 행세했지만, 뒤로는 북한 지령에 따라 반정부·반보수·반미투쟁과 김정은의 위대성을 선전하는 등 북한 대남혁명 전위대 노릇을 해 왔다. 이들은 자유 대한민국의 악성 암세포이자 반국가 이적(利敵) 활동자들이다.
일련의 사건들은, 간첩 혐의자들이 얼마나 대한민국을 우습게 보며 조롱하는지 확인시켜 준다. 2017년 명백한 간첩 혐의를 포착하고도 북한을 의식한 권력 때문에 2021년에야 사법처리에 나선 청주간첩단이 대표적인 사례다. 2차례에 걸친 영장기각 사태까지 극복하고 관련자들을 구속 기소했으나 1년 반이 지난 현재까지도 1심 재판이 계속되고 있다. 1심 판결이 언제 끝날지 부지하세월(不知何歲月)이다. 이 와중에 구속기간 만료와 보석(保釋)으로 모두 풀려나 청주간첩단 사건으로 기소된 피고 4명이 모두 지금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심지어 간첩 사건 피고인들은 국정원장, 경찰청장, 청주지법원장, 청주지검장을 비롯해 영장을 신청한 검사와 발부한 판사 및 안보수사관 35명을 공수처에 직권남용과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고소하기도 했다. 또한, 간첩 사건 관련자들은 집회 등을 통해 ‘공안몰이’ ‘정권위기 탈출용 간첩단사건 조작’ 운운하며 저항한다. 간첩 혐의자가 설치는 이 상황이 대공 전선의 현주소다.
지금 안보수사 환경은 매우 열악하다. 안보수사관들은 간첩 혐의자들의 상투적인 저항과 ‘권력의 벽’ 및 ‘정치권의 저항’을 넘어 이젠 ‘재판의 벽’을 넘어야 하는 지경이다. 어찌 보면 간첩과의 전쟁은 실제 재판과의 싸움이라 할 정도로 대한민국 형사법 체계의 허점을 역이용하며 피고 측의 교묘한 재판 지연 전술 등으로 사법처리를 어렵게 하기 때문이다. 간첩들이 활동하기 좋은 토양을 우리 내부에서 제공하는 셈이다.
일련의 간첩단 사건은 ‘아직도 간첩이 있느냐’는 사회 일각의 질문에 명백한 답을 줬다. 김씨 정권이 존재하는 한 북한은 대남혁명의 전위 특공대 격인 간첩 공작을 더욱 정교히 강화할 것이다. 이젠 간첩들이 활개 치기 좋은 사법 체계를 전면 정비해야 한다. 대공 억지력인 경찰의 안보수사 역량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궁극적으로는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을 유지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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