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브라이트 내한 공연
내달 11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 ‘마녀 배달부 키키’. 멜로디 일부만 들어도 장면 장면이 연상되는 지브리 애니메이션의 음악이 피아노 건반을 타고 흐른다.

다음 달 11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지브리 피아노 트리오 발렌타인 콘서트’에서다. 지브리 스튜디오의 공식 인가를 받아 자타공인 ‘지브리의 뮤즈’로 불리는 엘리자베스 브라이트(본명 유미 나나쓰타니·사진)가 4년 만에 한국 관객을 만나 지브리의 꿈결 같은 선율을 들려준다. 최근 서면으로 만난 브라이트는 지브리 음악에 대한 사랑으로 넘쳐났다. 그는 “지브리 음악의 특징은 어떤 사람의 마음에도 쉽게 스며 들어가는 심플함”이라고 정의 내렸다. 그러면서 “클래식 음악은 심연한 곳이 있는데 지브리 음악은 클래식의 깊고 풍부함을 간결하게 가공해 누구나 맛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매력”이라고 강조했다.

지브리 애니메이션에 대한 자랑도 잊지 않았다. 브라이트는 “지브리의 작품은 인간이 살아가는 일상의 본질, 지구에서 인간의 역할 등 매우 깊은 테마들을 이면에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에서 지브리 애니메이션은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한국인들은 풍부한 감성으로 지브리 작품 세계에 담긴 본질적인 메시지를 발견해요. 그 이면을 들여다보기에 한국에서 지브리의 세계가 특히 사랑받는 것 같다고 생각해요.”

브라이트는 미야자키 하야오가 이끄는 지브리 스튜디오의 제안으로 ‘피아노 지브리’(2009) 음반을 발매하며 지브리와의 인연을 시작했다. 이후 공식 연주 라이선스를 얻어 2018년 ‘지브리 스튜디오 명곡집’을 냈다. 이번 공연에서도 지브리 명곡이 피아노 선율을 타고 흐른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중 ‘치히로의 왈츠’, ‘마녀 배달부 키키’ 중 ‘맑은 날에’, ‘천공의 성 라퓨타’ 중 ‘너를 태우고’, ‘하울의 움직이는 성’ 중 ‘인생의 회전목마’ 등이다. 애니메이션에선 오케스트라로 연주되는 곡들을 브라이트는 피아노 한 대로 담는다.

“오케스트라로 연주한 지브리의 음악이 대형 벽면에 걸린 화려한 유화라면, 피아노 버전의 지브리는 자기만의 방에 장식하는 작고 아담한 수채화 같은 이미지 아닐까요.”

공연에선 피아노뿐 아니라 바이올리니스트 김덕우, 퍼커셔니스트 김미연이 트리오로 함께한다. ‘이웃집 토토로’ ‘벼랑 위의 포뇨’ ‘모노노케 히메’ 등의 영화 음악이 관객을 기다린다.

“원곡 하나하나 본래 가지고 있는 본질이나 핵심을 정확하게 표현하고 싶어요. 너무 연주자 개성을 드러내 그 곡이 가진 본래의 빛을 놓쳐 버리지 않게 말이죠. 가능한 한 심플하게 연주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
이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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