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운 논설위원

중동의 아랍 국가들과 이란은 역사적 라이벌이다. 인종과 언어, 종파도 다르다. 이란인은 히틀러가 우성 인자로 내세웠던 아리안 계통이다. 배우 엘리자베스 테일러, 테니스 스타 앤드리 애거시가 전형적 이란 계통이다. 아랍 출신 배우 오마 샤리프, 축구 스타 무함마드 살라흐와 비교하면 확연한 차이가 보인다. 아랍인은 아랍어를, 이란인은 페르시아어를 쓴다. 아랍인은 오스만 제국의 영광을, 이란인은 페르시아 제국의 부활을 꿈꾼다. 같은 이슬람교 국가지만, 아랍 국 대부분은 수니파이고 이란은 시아파다. 종파 간의 갈등은 다른 종교 간 갈등처럼 심각하다.

아랍의 사우디아라비아·UAE·쿠웨이트·카타르·오만·바레인 등은 걸프협력회의(GCC)를 결성해 이란에 맞서 왔다. GCC 가운데서도 UAE는 이란과 특별히 사이가 안 좋다. 1968년 영국이 걸프만에서 주둔군을 철수한 직후부터 두 나라는 호르무즈 해협 아부무사·툰브·시르리 3개 섬의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전략적 요충지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군사적 헤게모니는 물론 바닷속 유전을 놓고도 다툰다. 인구가 많고 군사력이 강한 이란은 줄곧 UAE를 압박해 왔다. 지난해 1월에는 이란을 뒷배로 삼은 예멘의 후티 반군이 수도 아부다비에 드론 공격을 하기도 했다.

이란의 군사·경제적 실권을 가진 혁명수비대는 2020년 적과 동지를 분류했다. 혁명수비대 인터넷 사이트에 따르면 팔레스타인·레바논 헤즈볼라 등 교전단체와 러시아·중국·북한·쿠바 등 독재국을 동맹으로 규정했다. 반면 GCC 국가들과 미국·유럽연합·이스라엘·캐나다 등 서방국을 적으로 분류했는데, 한국도 포함돼 있다. 이란은 1980년대부터 북한에서 무기를 수입해간 것으로 알려졌다. 샤하브 미사일은 노동 미사일을, 코람사 미사일은 무수단 미사일을 기초로 만든 것이다. 2017년 5월 이란은 가디르급 소형 잠수함에서 순항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는데, 미 국방부는 “북한이 배후”라고 발표했다. 가디르급 소형 잠수함은 북한 연어급을 토대로 만든 것이고, 연어급은 천안함을 폭침시켰던 북 잠수정 기종이다. 특히, 최근에는 이란의 대함 탄도미사일·고체연료 기술이 북한으로 역수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이제 UAE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안보까지 위협하고 있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