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총 “허용 입법 추진 시급”
1000명당 연평균 근로손실일수
韓 39.2일… 日 0.2일의 196배
加 “파업기간 58.6% 증가” 조사
미·영 등 대부분 선진국선 허용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든 대체근로 전면금지 제도가 파업 장기화와 근로손실일수 증가를 초래하고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경영계는 선진국처럼 파업 때 대체근로를 허용하는 입법을 신속히 추진해 부작용을 차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7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한국노동연구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10∼2019년 10년간 국내에서 파업으로 인한 임금근로자 1000명당 연평균 근로손실일수는 39.2일로 집계됐다. 일본(0.2일)의 196배, 독일(4.5일)의 8.7배, 미국(8.3일)의 4.7배에 달한다. 선진국 중 근로손실일수가 많은 영국도 19.0일로 한국의 49.0%에 불과했다. 캐나다에서 이루어진 실태조사 결과 대체근로를 허용할 때보다 금지할 때 파업 기간이 58.6%가량 길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과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은 쟁의행위 발생 시 신규채용과 하도급, 파견 등 외부 인력을 활용하는 대체근로를 금지하고 있다. ‘필수공익사업’에 한해, 그것도 파업 참가자의 50% 범위에서만 대체근로가 허용된다.
반면 미국은 부당노동행위에 대항하는 파업이라도 사용자가 파업 기간에 임시 대체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다. 근로조건 개선 등을 요구하는 ‘경제적 파업’일 경우엔 영구적 대체근로자 고용도 허용된다. 일본 노조법에는 대체근로를 금지하는 규정이 없다. 직업안정법에서 대체근로를 일부 제한하지만, 내부 직원을 통한 대체근로나 기간제 신규채용을 통한 대체근로는 인정하는 게 판례다.
영국도 노조법에는 원래 대체근로 금지 규정이 없다. 인력공급 및 파견법령에 파견 근로자의 대체근로를 제한하는 내용만 있었지만 지난해 7월 21일부터 이 규정도 없어져, 이제는 모든 형태의 대체근로가 허용된다. 프랑스는 노동법전에서 파업 중 기간제 근로자·파견 근로자를 이용한 대체근로를 금지하지만, 판례를 통해 파업불참 근로자나 도급·하도급에 의한 대체근로를 인정한다고 경총은 설명했다. 이동근 경총 상근부회장은 “우리나라에서도 대체근로를 전면허용해 노사 간 힘의 균형을 회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대체근로 제도 개선은 지난 9일 고용노동부의 대통령 업무보고에야 뒤늦게 포함돼 추진되고 있다. 국회에는 이미 2020년 7월 27일에 파견근로 금지 조항을 삭제하는 노조법 개정안이 1건 발의돼 있지만, 홍준표 대구시장이 의원일 때 냈던 법안으로 그해 12월 환경노동위원회 법안소위 상정 이후 2년 넘게 방치된 상태다.
재계 관계자는 “정부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 협의 등을 거쳐 오는 8월에나 새 법안을 제출할 계획”이라며 “정부 안이 나온다고 해도 ‘친노조’ 성격의 거대 야당이 포진한 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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