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0일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권고’로 전환된다.(의료기관과 대중교통 수단 등 감염 취약시설은 제외) 이는 마스크 착용 의무를 위반했을 때 부과되던 과태료가 폐지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9월 26일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지 4개월 만이며, 2020년 10월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된 지 2년3개월 만의 조치다.
정부는 이 같은 조치의 배경에 대해 지난해 12월 23일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조건으로 내걸었던 4가지 지표 가운데 3가지(환자 발생 안정화, 위중증·사망 발생 감소, 의료 대응 역량의 안정적 유지)가 충족됐고, 고위험군 면역 획득이라는 1가지 지표만 미도달로 남아 있으나, 신규 변이 유행이 확인되지 않았고, 백신 접종과 자연감염으로 인해 국민의 항체양성률이 98.6%를 보여 실내 마스크 의무 해제의 요건을 충족시킨다고 판단했다고 발표했다.
마스크 착용은 손 씻기 습관과 함께 코로나19의 확산을 저지하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다. 그런데도 전문가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제는 마스크를 벗어야 할 때라고 주장해왔다. 그 근거는 뭘까.
첫째는 정책의 불합리성이다. 실내의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된 상황에서도 식당이나 카페 등 음식물을 섭취하는 장소에서는 마스크를 벗을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실외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가 오히려 밀폐된 장소에 들어가서는 마스크를 벗는 어이없는 상황들이 벌어지게 됐고, 이런 상황에서 실내 마스크 착용을 강제하는 것은 실효성이 없는 정책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둘째는 치명률의 감소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감염력이 증가되는 반면 치명률이 낮아지는 쪽으로 변이를 거듭해 왔다. 그리고 백신 접종과 감염 후 획득면역을 통해 국민 대다수가 항체를 갖고 있어 코로나19의 치명률은 독감 수준에 근접했다. 수개월 전부터 일선 의료진들은 “코로나19는 고령에게만 치명적인 병으로 바뀌었다”고 말해 왔다.
셋째는 기본권에 대한 침해다.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정부는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할 수 있다.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감염 사태는 감염 초기 나라들마다 위기 상황에 해당했고 대다수 국가는 마스크 착용을 강제하는 등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했다. 그러나 이 기본권의 제한은 최소한으로만 적용돼야 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할 만큼의 위험이 더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되는 경우 이 강제적인 정책을 즉시 거둬들여야 한다. 강제를 권고로 바꾸는 것이다. 약 1년 전인 지난해 1∼4월 사이에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이스라엘, 스위스 등 거의 모든 선진국이 실내 마스크 의무화를 해제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는 38개 OECD 회원국 중 모든 실내 장소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를 유지하는 유일한 나라다.
“코로나19 때문에 마스크를 착용했더니 매년 걸리던 감기에 걸리지 않았다”고 하는 사람이 많다. 사실이다. 마스크는 코로나19 바이러스뿐 아니라, 다양한 호흡기 바이러스를 차단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말이 있다. “배는 항구에 있는 것이 안전하다. 그러나 그러라고 배가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사는 것이 더 안전하지만, 우리 인생을 마스크 속에 가린 채 평생을 살아갈 수는 없는 일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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