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실내 마스크 해제 첫날
교실서 얼굴 드러낸 초등학생
“상쾌하고 시원해요” 싱글벙글
출근길·사무실선 대부분 착용
“화장품 시연해요” “시식하세요”
백화점·대형마트선 행사 재개
2020년 10월 이후 2년 3개월 만에 대부분의 실내 시설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가 30일 해제됐다. 시민들은 “거추장스러웠던 마스크에서 해방”이라며 일상 회복을 즐겼다. 하지만 많은 시민들은 여전히 마스크를 착용했고, 일부 실내 공간에선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해 혼선을 빚기도 했다.
이날 오전 서울 광진구 광진초등학교 2학년 1반 학생들은 “마스크를 벗고 싶은 친구는 벗어도 된다”는 교사의 말에 서로 눈치를 보다 조심스럽게 쓰고 있던 마스크를 벗었다. 많은 학생이 “상쾌하고 시원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집에서 마스크를 들고 오지도 않았다는 신해건(10) 군은 “먼지 알레르기가 있는데, 그동안은 마스크 안에 먼지가 쌓여서 불편했다”며 기쁜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양서희(11) 양도 “마스크 때문에 선생님 입 모양이 안 보이고 소리가 막혀 수업 내용이 잘 안 들렸다”며 “앞으로 절대 쓰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가인(11) 양은 “같은 반인데도 마스크를 벗은 얼굴을 못 본 친구들도 있다”며 “마스크 벗은 모습을 부끄러워하는 애들도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출근길에 오른 시민 대부분은 마스크를 쓴 모습이었다. 지하철 역사 안은 실내 마스크 착용 ‘권고’로 전환됐지만, 이날 오전 7시쯤 지하철 1호선 종각역, 2호선 삼성역·서울대입구역 안에서 마스크를 벗고 열차를 기다리는 시민들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고민정(여·34) 씨는 “마스크를 쓰면 더 따뜻하기도 하고 어차피 지하철을 타면 써야 하기 때문에 벗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백윤경 삼성역 부역장은 “역사 안은 마스크 착용이 ‘권고’ 사항으로 바뀌었는데 체감되는 변화는 아직 없다”고 설명했다.
기업 사무실 등에서도 아직 ‘마스크 완전 자율화’에는 조심스러운 모습이었다. 삼성전자는 개인 좌석에서는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했지만, 회의실 등에서는 의무 착용을 유지하기로 했다. 다른 기업들도 비슷한 지침을 유지하고 있다.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는 이혜인(여·33) 씨는 “전체 사무실 인원 중 딱 1명만 마스크를 벗고 일했다”며 “나머지는 평소처럼 마스크를 쓰고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통업계에선 화장품 테스트나 시식·시음 등 대면 판촉을 재개했다. 이날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1층 화장품 매장에선 향수 시향이나 색조 제품 테스트가 제약 없이 가능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시식 행사를 포함한 고객 판촉 행사를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대형마트·쇼핑몰은 계산대 등 고객 대면이 많은 곳에선 직원들의 마스크 착용을 유지하기로 했다.
실내 마스크 의무 착용이 ‘전면 해제’된 것이 아니라 시민들 사이에선 일부 혼선이 벌어졌다. 여전히 대중교통 내부, 병원, 약국 등 일부 시설에선 마스크를 써야 한다. 같은 헬스장이라도 병원 안에 있다면 마스크를 써야 한다. 학교마다 마스크 착용 의무·권고도 갈린다. 직장인 최성재(34) 씨는 “어디 갈 때마다 여기는 써도 되는지 아닌지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건가 싶다”고 당혹감을 표했다.
권승현·전수한·김호준 기자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