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갤럽 ‘북핵안보 인식’ 조사
北핵무력 법제화 등 위협 확대속
‘공포의 균형 필요’ 주장 힘실려
‘美, 유사시 핵사용’ 절반만 신뢰
中의 北압박 가능성에도 회의적
‘사드배치’ 찬 51% - 반 18.9%
한국 국민 대다수가 북핵 대응을 위해 자체 핵 보유가 필요하다고 여기는 여론조사가 잇달아 나오는 것은 북한의 남측 핵 선제공격 공언 등으로 핵 위협 체감이 높아지면서 ‘공포의 균형’을 통해 북핵을 억제해야 한다는 판단이 높아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북한이 미 본토 핵 공격이 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완성화 단계에 들어간 상황에 미국이 서울을 위해 워싱턴DC와 뉴욕을 포기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높아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에 따라 한국과 미국이 구체적인 확장억제 전략 공유를 위한 협의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최종현학술원(원장 박인국)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1대1 면접조사(2022년 11월 28일∼12월 16일) 결과에 따르면, ‘한반도 주변의 여러 상황을 고려했을 때 한국의 독자적 핵 개발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76.6%가 ‘그렇다’고 답했다. ‘한국에 독자적인 핵 능력이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72.4%가 ‘그렇다’고 답했다. 북한이 지난해 9월 핵무력 법제화 선언에 이어 대남 선제공격 가능성까지 공언한 상황에서 한국 사회가 ‘공포의 균형’ 필요성을 점차 인식해 나가는 흐름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 11일 외교부·국방부 업무보고 마무리 발언 중 “(북핵) 문제가 더 심각해지면 대한민국에 전술핵 배치를 한다든지 우리 자신이 자체 핵을 보유할 수도 있다”며 핵 자체 무장론을 언급한 바 있다.
이러한 자체 핵무장론에는 미국 확장억제에 대한 우려가 깔려있다. 이번 조사에서 ‘미국이 자국에 대한 북한의 핵 공격을 무릅쓰고 한반도 유사시 핵 억지력을 행사할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는 응답은 51.3%로, ‘그렇지 않다’는 응답 48.7%와 거의 비슷했다. 한·미 간에 구체적인 확장억제 공유 방안이 나오지 않을 경우 국내에서 자체 핵무장론 목소리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민 상당수가 중국이 북한 비핵화는 물론 한반도 통일에 방해가 되는 요인으로 평가했다. ‘중국이 한반도 통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도 응답자의 55.1%가 ‘방해가 될 것’이라고 해 ‘도움이 될 것’(10.2%)이라는 응답을 웃돌았다. 이는 중국이 북한 핵·미사일 도발을 싸고돌고, 대북 제재에 구멍을 내오면서 불신이 높아진 때문으로 해석된다.
또 중국이 경제 보복 빌미로 삼았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반도 배치는 ‘찬성’(51.0%)이 ‘반대’(18.9%)를 크게 웃돌았다.
김유진·조재연 기자 klu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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