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론화 금기시’ 관행개선 돌입 미래노동시장연구회서도 권고 근로기준법 상의 대체인력 금지 25년 된 파견제도 등 본격 논의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내달 초 파견제도 문제를 다룰 연구회와 파업 시 대체인력 투입 등의 노사 관계 관행 개선 문제를 다룰 자문단을 동시에 발족시킬 것으로 30일 전해졌다. 1998년부터 실시된 파견제도와 1953년 근로기준법 제정 당시부터 있었던 대체인력 투입 금지 제도는 노동계 반대로 공론조차도 금기시됐던 제도였던 만큼 향후 논의가 주목된다.
이날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경사노위는 미래노동시장연구회에서 추가 개혁 과제로 선정한 파견제도 개편과 파업 시 대체인력 투입·사업장 점거 제한 등을 논의하기 위해 연구회와 자문단을 2월 초 발족할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파견제도 개선과 관련해선 전문가들이 주축이 된 연구회에서 선진국들의 사례를 검토한 뒤 한국에 맞는 권고안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노사 관계 문제를 다룰 자문단은 노사정 주체들이 참여해 파업 시 대체인력 투입과 사업장 점거 등의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사노위 관계자에 따르면 연구회는 노동·법률·경제 전문가들로 구성되며, 해외 파견제도 운용 실태 등을 토대로 한국의 경직된 파견제도에 대해 연구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노동시장개혁 연구 의뢰를 받은 미래노동시장연구회는 지난해 말 권고문을 통해 파견제도 개선을 권고한 바 있다. 대부분 선진국들은 업종과 기한에 제한을 두지 않거나 둘 중 하나만 제한하고 있다. 또한 제한 업종을 두더라도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 파견을 허용하는 ‘네거티브’ 방식이다. 반면 한국은 파견 기한이 2년으로 제한돼 있고, 업종 또한 32개만 허용하는 ‘포지티브’ 방식으로 경직성이 강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현행 파견법이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받은 외환위기 당시 원활한 인력 수급 목적으로 만들어진 제도였던 만큼, 최근의 산업 현실에 맞지 않아 일자리 창출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게 경영계 판단이다.
노사관계 자문단은 사용자·근로자·정부 관계자들이 모여 대체인력 투입과 사업장 점거 제한 등의 문제에 대해 다룰 계획이다. 현행 노조법 43조(사용자의 채용제한)는 쟁의행위 시 당해 사업과 관계없는 자를 채용하거나 대체할 수 없고, 도급 또는 하도급이나 파견을 사용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경영계는 노조법상 대체근로 금지 조항 삭제와 파견법을 고쳐 제조업 직접생산공정업무 등에도 근로자 파견을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영계 관계자는 “파견 대상 업무가 32개로 한정돼 있고, 최근에는 법원이 파견법을 사내도급에까지 적용해 불법 파견으로 판결하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기업 경쟁력 확보를 제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경사노위는 노동계 반발이 심한 만큼 노동계가 요구하는 현안을 자문단 의제에 포함시키며 노동계와 사용자 측의 의견을 조율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