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핵무기연구원 우회 조달 파문

자국 양산 어려운 7~14나노급
전자상거래사이트서 쉽게 구매

미, 그동안 기술유입·차단 사활
빈틈 메울 강도 높은 조치 예상
일·네덜란드 ‘대중 통제’ 동참
한국의 참여 압박도 거셀질 듯


워싱턴=김남석 특파원, 김병채 기자 namdol@munhwa.com

미국의 수출 블랙리스트에 오른 중국 핵무기연구기관이 인텔·엔비디아 등 미국 기업의 첨단 반도체를 최소 10여 차례 우회 조달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미국의 대중 수출통제 강화가 가속화할 전망이다. 현행 수출통제 허점이 드러난 만큼, 구멍을 메우기 위한 강도 높은 조치가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에 일본·네덜란드가 동참하기로 하면서 한국에 대한 참여 압박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2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서부 쓰촨(四川)성에 기반을 둔 중국공정물리연구원(CAEP)은 2020년 이후에만 미국기업이 생산한 7~14㎚(나노미터)급 첨단반도체를 최소 10여 차례 구매했다. CAEP의 조달 문서와 연구 논문을 분석한 결과로, CAEP는 핵무기 유지 기술에 적용되는 최소 7건을 비롯해 34건의 연구에 미국산 반도체를 활용한 사실도 새롭게 드러났다.

특히 CAEP가 조달한 첨단반도체가 중국 전자상거래사이트 등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제품이었다는 점에서 미국의 대중 수출통제 허점이 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반도체업계 관계자도 CAEP가 조달한 7~14㎚ 반도체에 대해 “최근 중국업체가 7㎚ 공정을 개발했다는 말이 나왔지만 몇 년 전만 해도 자체 생산이 어려웠다”며 “다른 중국기업이 구입한 칩이 불법 유통돼 흘러갔을 수 있다”고 말했다. 케빈 울프 전 상무부 수출통제담당 차관보는 “해외거래의 경우 미국의 수출통제를 집행하기가 극도로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안보·기술패권 우위 확보 등을 위해 대중 반도체 기술·제품 유입차단에 사활을 건 조 바이든 행정부의 추가 규제가 점쳐진다. 앞서 미국은 지난 27일 각각 ASML과 도쿄일렉트론·니콘 등 반도체 장비기업을 보유한 네덜란드, 일본을 대중 수출통제에 동참시켰다. 미국이 수출통제를 강화할 경우 한국 역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한국 반도체 수출에서 중국이 60% 이상을 차지하는 데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중국 내 공장 운영에도 제한 요인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마이클 미니헌 미 공군 공중기동사령부 사령관이 장병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2025년 중국과 군사충돌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공화당 소속 마이클 매콜 하원 외교위원장은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해 “그가 틀렸기를 바라지만 불운하게도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하원 군사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애덤 스미스 의원은 “(중국과 충돌은) 피할 수 없는 것이 아니고 일어날 것 같지도 않다”고 반박했다.
김남석
김병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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